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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평양 무인기 사태' 북한의 자작극? 과연 그럴까

드론사령부 운영 'S-BAT'과 상당 부분 유사…북한 복제품 증명 쉽지 않을 것

2024.10.19(Sat) 11:42:50

[비즈한국]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을 공개했다. 북은 이것이 ‘드론작전사령부’ 의 ‘원거리 정찰용 소형드론’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북이 주장한 드론은 우리 드론사령부 및 극히 일부 부대에서만 보유한 것으로 부품을 입수할 곳이 없어 북한이 복제 생산하기에도 쉽지 않기 때문. 그래서 북한의 ‘자작극’이 아닌 실제 우리 군의 군사작전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평양 추락 무인기와 드론사 운용 무인기 형상비교. 사진=KCNA 및 김민석

 

북이 주장한 드론은 국내 업체인 S사에서 개발한 ‘S-BAT’라는 모델과 상당히 유사하다.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획득 사업 20-1차’ 사업을 통해 군에서 100대가 제작 및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은 발사대(Catapult)에 실려 발사되며 낙하산으로 착륙한다. 시속 140km의 속도로 4시간 비행할 수 있어 휴전선 이남에서 평양까지 왕복할 수 있다. 드론사령부에 따르면 대당 단가는 약 3000만 원이며 도입 물량 중 약 10대가 파손됐다. 

 

‘S-BAT’의 도입 목적은 적 도발 대응 정찰 임무였다. 일반적인 정찰기와 달리 적 영공에 근접해서 사진을 찍는 목적이다. 이를 위해 일본제 상용 카메라가 기수에 부착돼 있다. 실시간 영상 송출이 불가능해 전술적 가치는 낮다. 지난 2022년 12월에 서울 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침범 사건 후 동일사건 발생 시 비례 대응을 한다는 개념으로 도입됐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S-BAT’와 형식이 거의 유사하다. 기체의 폭과 길이뿐만 아니라 착륙 충격 완화용 범퍼의 위치와 형식, 속도를 측정하는 ‘피토관’(pitot tube)의 형태와 위치, 방향 전환에 사용되는 방향타, 마지막으로 엔진의 형태까지 거의 완전히 우리 군이 사용 중인 드론과 비슷하다.

 

북한이 만일 자작극을 벌여 소동을 벌이기 위해서는 중국 등지로부터 S사의 장비나 엔진을 입수해 그대로 복제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S-BAT 드론의 경우 일반적인 고정익 드론의 삼각형(delta) 날개가 아닌 후퇴익(Swept wing)에 날개 끝에 두 개의 수직 꼬리날개가 있는 형상이라 그대로 모방하기 쉽지 않다. 북한이 해당 드론을 입수해 북한으로 들여와 날리지 않았다면, 평양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한국제가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이 드론이 북한제 복제 드론이라는 주장이 있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지금 공개된 증거로는 북한의 자작극을 증명하기 어렵다. 우선 큰 드론보다 작은 드론이 모방하기 매우 어렵다. 큰 드론일수록 복제할 때 생긴 오차가 커도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소형드론은 오차가 조금만 나도 쉽게 비율이나 각도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외부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 부품 분할도 완전히 동일하다.

 

탑재중량이 500g 미만이라 삐라를 실을 수 없다는 주장도 증명이 어렵다. 원래 이 드론은 소니의 ‘a7’ 카메라와 렌즈를 탑재하는데, 이 무인기는 650g에 달하는 카메라 보디뿐만 아니라 렌즈도 장착하고 200km 를 왕복할 수 있어 탑재량 부족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증명하기 어렵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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