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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안가로 쓴 논현동 건물, 120억 원에 공매 처분

황 전 비서 사망 이후 통일부 비공개 회의실로 사용…감정가 184억 원, 6회 만에 낙찰

2024.10.15(Tue) 17:32:43

[비즈한국]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안전가옥(안가)으로 사용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이 최근 공매에서 120억 원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은 황 전 비서 사망 이후 통일부 비공개 회의실로 사용되다 한동안 용처를 잃고 공실로 남겨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건물이 노후해 매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안전가옥으로 사용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 최근 공매에서 120억 원에 낙찰됐다. 사진=차형조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고(故) 황장엽 전 비서 안가로 사용하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물이 지난 26일 6회차 공매에서 120억 1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건물은 1977년 5월 지하철 7호선 학동역 북측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279㎡)로 지어졌다. 당초 건물 감정 가격은 약 184억 원으로 산출됐지만, 공매가 다섯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격은 110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낙찰가격은 ​감정가 대비 ​65%다. 매수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낙찰된 건물의 공부상 용도는 근린생활시설이다. 정부는 1993년 12월 단독주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을 개인에게서 물납 받았다. 기획재정부(당시 재무부)는 2011년 11월 통일부로 관리 권한을 넘기기 전까지 이 건물을 주택으로 썼다. 권한을 넘겨받은 통일부는 건물 용도를 단독주택에서 근린생활시설(사무소)로 바꿔 사용하다 2019년 10월 다시 기획재정부에 넘겼다. 

 

이 건물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세상을 떠나면서다. 황 전 비서는 11년간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내다 1997년 우리나라로 망명한 북한 최고위층 인사다. 정부는 황 전 비서 망명 이후 기재부가 관리하던 이 건물을 황 전 비서 안가로 사용했다. 망명 이후 국가정보원 통일정책연구소 이사장을 지내며 집필과 강연 활동을 이어가던 황 전 비서는 2010년 10월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직후 건물의 존재가 언론에 알려졌다.

 

황장엽 전 비서 사망 이후 이 건물은 통일부 회의실로 사용됐다. 세간에 공개되면서 안전가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황 전 비서 사망 이듬해인 2011년 11월 건물 용도를 사무소로 바꾸고 논현동 회의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장차관 업무나 외부 인사를 접견하는 비공개회의 시설로 쓴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10월 기재부에 관리 권한을 넘긴 이후로는 한동안 공실 상태였다.  

 

현재 건물 주변 모습은 과거 삼엄한 경비가 이루어졌음을 짐작케 한다. 높이 3m 규모의 담장이 건물을 둘러싸고, 담장 안쪽에는 쇠고리와 가시철망도 설치됐다. 황 전 비서가 머물 당시에는 건물 지붕과 담장에 360도를 감시할 수 있는 다수의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 센서가 작동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이런 보안 시설은 철거된 모습이다. 관련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이 건물 공부상 용도는 근린생활시설이지만 실제 현황은 주거용으로 파악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해당 재산은 통일부에서 사용 종료한 뒤 기획재정부로 인계된 재산으로 위탁관리기관인 우리 공사에서 관리 중”​이라며 “노후힌 공실 건물로 개보수 공사를 하지 않을 경우 활용이 불가능해 매각을 통한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사료돼 매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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