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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금리인하만으로 시장이 살아나기 힘든 이유

DSR 등 대출 규제가 영향 더 커…'묻지마 투자'보다 신중한 투자 필요

2024.10.14(Mon) 16:06:10

[비즈한국] 2024년 10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긴축 통화정책이 38개월 만에 종료됐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한국 내 경제 불안정 속에서 나온 결정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과거에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으나, 이번 금리 인하는 다른 변수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공급 부족 및 대출 규제가 혼재된 시장에서 투자자 및 매수자들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먼저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주택 구매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 수요를 자극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는 기대했던 만큼 큰 파급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및 기존 시장 상황과 맞물려 금리 인하 효과가 상당 부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주택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해왔다. 대표적인 규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다. 차입자의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 한도가 제한됐으며,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을 높였다. 이러한 대출 규제는 금리 인하의 영향을 희석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즉,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의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가 주택 자산 매입 시 자금 조달 부담을 일부 줄일 수는 있지만, 대출 규제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리가 아니라 대출 규제 정책이 시장을 더 강력하게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하보다 대출 규제 완화가 오히려 시장 활성화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이는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또 다른 이유는, 금리 인하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 됐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5%포인트의 ‘빅컷’을 단행하면서, 이미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채권 금리가 하락한 상태이다. 대출 금리는 이미 낮아졌고,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실질적으로 추가적인 자극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현재 금리 수준이 수요를 자극할 정도로 충분히 낮지도 않다. 이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수요를 끌어올리기에는 현 금리 수준이 여전히 부족하며, 서울 및 주요 지역에서도 강한 수요 자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금리가 시장의 기대 이상으로 낮아지지 않는 한, 부동산 매수 심리가 급격히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금리 인하가 영향을 준다 해도 이는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친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일부 핵심 지역은 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가 높아질 수 있지만, 지방이나 비핵심 지역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과 지방, 그리고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부동산 수요와 가격 차이가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 시장에서 투자자와 매수자들은 보다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모색해야 하며, 금리 인하로 인해 자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도 중요하다.

 

금리 인하로 인해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지역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주요 지역은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의 부동산을 확보하거나 추가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지역에 대한 투자는 이미 가격이 높아진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는 매수 시점과 자금 조달 계획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대출 규제가 강하게 작용하는 상황에서 대출 한도가 낮아질 수 있으므로, 자기 자본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리 인하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고금리 시기에는 수익률이 3%대까지 떨어졌던 수익형 부동산이 외면 받았지만, 금리 인하로 인해 예금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특히, 금융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질 경우 수익형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될 수 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은 대출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출 규제로 인해 많은 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고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향후 정부가 규제를 완화할 경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는 시장 관망을 하며 자금을 준비하고,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 맞춰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자산 외에도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함으로써 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보다는 수익이 안정적인 상업용 부동산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리해 보자. 2024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제한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만으로는 주택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리 반영된 상태에서 이번 인하가 추가적인 수요 자극 효과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금리 인하가 일부 지역에서 수요 집중 현상을 일으키고, 지역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투자자 및 매수자들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출 규제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익형 부동산이나 핵심 지역의 중장기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금리 인하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장의 추가적인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출 여건이 개선되는 시점을 노리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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