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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국감 중 '또' 금융사고…이석용 농협은행장 연임에 '먹구름'

임기 올해 12월 말까지…실적 개선에도 금융사고 이어져 책임 피하기 어려워

2024.10.14(Mon) 12:16:39

[비즈한국] NH농협은행이 10월 9일 올해 다섯 번째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연초부터 농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향한 지적이 이어졌고,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지난 10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및 지배구조 문제로 증인 명단에 올랐지만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국감에서의 질책을 피한 이 은행장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취임 이후 비이자 이익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Character(인물)

 

1965년생인 이석용 은행장은 경기도 파주시 출신이다. 문산고등학교를 나와 호서대 국어국문학과, 연세대 행정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 은행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에서 경력을 시작해 농협은행, 농협금융지주 등을 두루 거치며 농협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농협맨’으로 불린다. 영업 현장에서 쌓은 실무 경험과, 본부 요직을 거치며 얻은 전문 지식을 다방면으로 갖춘 융합형 리더라는 평을 받았다.

 

#Career(경력)

 

이 행장은 1991년 9월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경력을 시작했다. 2007년 농협중앙회 파주시지부 팀장, 2008년 급여후생팀 팀장, 2010년 인사전략팀 팀장으로 근무했다. 2012년 3월에는 농협금융지주에서 인사전략팀 팀장을, 이듬해 2월에는 농협은행 파주시지부 지부장을 맡았다.

 

2016년에는 농협중앙회로 돌아가 조합구조개선지원부 국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국장을 역임했다. 농협은행에서 2019년에 수탁업무센터 센터장, 2020년 1월엔 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본부장을 거쳐 2020년 2월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2023년 1월부터 제7대 NH농협은행장을 역임하고 있다. 은행장 임기는 2년으로 2024년 12월 말까지다.

 

올해 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 규모가 급증하면서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Capability(역량)

 

이 행장은 취임 후 농협은행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2024년 상반기 농협은행은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1조 266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2469억 원) 대비 1.6% 늘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이 8452억 원으로 전년 동기(5749억 원) 대비 47% 증가했다.

 

취임식에서 강조했던 은행의 비이자 이익을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이 행장은 2023년 1월 취임사에서 “내·외부 사업의 시너지 강화로 비이자 부문 수익을 확대해야 한다”며 “시장 변동과 부족한 자기자본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이자 사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적자였던 농협은행의 비이자 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농협은행 비이자 이익은 2603억 원으로, 2022년 마이너스 1100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비이자 이익 중 수수료 이익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Critical(비판)

 

은행장 재임 중 농협은행에서 연이어 금융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금융사고 내용은 업무상 배임, 공문서위조, 횡령 등으로 사고 규모는 11억~121억 원에 달한다. 농협은행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10월 9일에도 제삼자 사기로 인한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고 발생일은 2021년 4월부터 현재까지로 사고 금액은 140억 원, 손실 예상 금액은 미정이다. 이번 사고는 농협은행이 부동산 담보 대출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자체 내부감사를 하던 중 이상 거래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이석용 은행장 재임 기간 동안 농협은행은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사진은 2023년 이 은행장이 신입행원들에게 특강을 하는 모습.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이석용 행장은 앞서 6월 금융감독원 간담회 이후 언론에 “내부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금융사고 근절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조직문화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밝혔는데, 이후로도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이 은행장의 발언은 공수표가 됐다.

 

잦은 금융사고의 원인으로는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농협은행의 정기 검사를 시행하면서 배임·횡령 등의 사고가 이어진 이유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정점에 있는 지배구조를 주목했다. 농협은 비금융사인 중앙회가 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금융지주 아래로 은행, 생명, 손해보험, 저축은행, 투자 증권 등이 자리한 구조다. 중앙회의 입김이 강한 독특한 지배구조 하에 낙하산 인사, 내부통제 부실 등으로 인해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Challenges(도전)

 

이석용 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실적 개선을 내세워 연임에 성공할지에 눈길이 쏠린다. 잇따른 금융사고 탓에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석 달이 채 남지 않은 임기 중 추가 사고가 발생할지도 주목된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규모는 올해 눈에 띄게 커졌다. 2023년에는 3억 9404만 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8월만 집계했음에도 293억 원에 달했다. 재임 기간 중 사고가 급증한 만큼 ​이 은행장이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사회의 감독 기능 강화 방안도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농협은행은 8월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하면서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 위원회를 설치했다. 은행 경영진이 내부통제 관리 및 보고를 적절하게 수행하는지를 이사회가 평가하는 등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내부통제 기능을 감시하는 것이 골자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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