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어뢰, 잠수함, 장갑차 같은 첨단 장비와 드론, 로봇 등 무인 체계를 사용하기 위한 핵심 동력원인 군용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차전지의 핵심 소재부터 원자재까지 중국 의존도가 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전은 첨단 무기와 장비들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강력한 전지의 지원을 받느냐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배터리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각국은 현재 군용 2차전지 투자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미국 국방부는 국방 혁신 부서(Defense Innovation Unit, DIU)를 통해 GM 디펜스와 군용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GM 디펜스는 GM 그룹 내 주력 전기차에 탑재할 얼티엄 배터리 플랫폼을 군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군은 병사들의 휴대 장비 전자화에 따라 추가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개인 휴대용 2차 전지인 CWB(Comformable Wearable Battery)도 개발했다.
일본도 최신 잠수함에 리튬이온 배터리 등의 2차전지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다이게이급 잠수함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운용되며 수중 작전 중 리튬이온 배터리로 동력을 전환하면 사실상 소리가 나지 않아 적 잠수함이 탐지하기도 어렵다. 중국 역시 향후 잠수함에 리튬배터리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은 수륙 양용 무인 장갑차 ‘미션 마스터 XT(Mission Master XT)’에 이차전지를 적용했다. 미션마스터 XT는 리튬이온전지가 탑재되어 최대 6시간의 무음 감시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디젤 엔진으로 충전 없이 최대 750km 주행할 수 있다.
우리 군도 어뢰를 비롯해 잠수함, 전차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2차전지를 전력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기추진방식 경어뢰인 ‘홍상어’와 중어뢰인 ‘범상어’는 리튬배터리 등 2차전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이 2025년부터 건조하는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에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리튬이온 전지가 최초로 탑재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건조하는 한화오션의 차세대 잠수함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최초로 사용된다. 현대로템은 차륜형장갑차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리튬이온 등 2차전지를 통합한 파워팩을 개발하고 있다.
‘2차전지’가 군에서도 무기의 전력원으로 그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아 향후 안정적인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인조흑연과 불화수소는 둘 다 중국 의존도가 90%에 달해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군은 현재 부품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주요 100대 무기체계의 부품 공급망에 대한 정례 조사·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은 내년부터 오는 2029년까지 5년 동안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각 소요군이 운용 중인 주요 100대 무기체계의 부품 공급망을 조사·분석하기로 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 선제적 공급망 관리가 필요한 경제안보품목을 새롭게 발굴·관리하고, 해당 품목의 선도를 사업자 선정해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항공기 엔진 소재·부품, 국방분야 비메모리 반도체, 레이더 및 전자광학분야 증폭기, 고폭화약, 기갑장비 장갑 소재 등이 그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소재·부품 비축 범위는 기존 화약 및 탄약류 등 43종에서 반도체, 영상 증폭관, 진공관 등 전자부품이 더해져 60종으로 확대되고 비축 원자재에 대한 품질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2차전지가 아직 무기에 많이 적용되지 못한 터라 이번 공급망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군에서 사용할 미래 동력인 2차전지 개발 및 초격차 기술확보를 위해 정부가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군용 배터리를 만들어 ‘에너지 안보’를 이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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