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1호 건설사업자인 삼부토건이 최근 공사 관련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다수 협력업체와 외주업체로부터 채권과 부동산을 가압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부토건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내부 재정난이 심화하고 있는데, 재정 부실이 계약 관계에 있던 외부 업체들로 번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최근 계약 관계에 있는 다수 협력업체와 외주업체들로부터 보유 부동산과 채권을 가압류당했다. 공사를 수행하거나 공사에 필요한 장비, 자재 등을 납품하고도 관련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이 법원에 미지급 대금을 보전하기 위한 재산 동결에 나선 것. 가압류된 채권은 주로 삼부토건이 수행하는 공공공사 현장의 공사대금으로 파악된다. 올해 10월 들어서만 6개 업체(7일 기준)가 각각 미지급 대금(합산 16억 원 수준)을 정산하라며 삼부토건 채권과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올해 9월 삼부토건 채권을 가압류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서울의 주상복합 개발 현장에서 창호 공사를 하고 1년째 공사비를 못 받았다”고 토로했다. 삼부토건 채권을 가압류한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도 “경기도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누수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삼부토건은 현재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부토건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41억 원에서 2022년 822억 원, 지난해 859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48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연간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누적된 결손금은 2567억 원,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도 1712억 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를 검토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8월 삼부토건에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했다.
삼부토건은 우리나라 1호 건설사업자다. 1948년 4월 설립돼 1965년 3월 국내 처음으로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땄다. 이후 경인·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 1호선 등 굵직한 토목사업과 자체 주택 브랜드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주택·건축 사업을 벌여왔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시공능력이 10위권에 들었지만, 현재는 71위까지 떨어졌다.
삼부토건 최대주주는 지분 11.49%를 보유한 디와이디다. 지난해 2월 기존 주주들로부터 지분 8.85%를 700억 원에 인수하며 회사 경영권을 가져왔다. 앞서 삼부토건은 2015년 경영부실로 법정관리에 돌입한 뒤 2017년 휴림로봇 컨소시엄에 매각됐었다. 디와이디는 우리나라 화장품 제조 회사로 삼부토건 인수 당시 자기 자본이 34억 원에 불과했다. 인수 직후인 지난해 5월에는 정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테마주로 분류돼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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