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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 고급주택 취득세 중과 취소 2심서 승소

임대차 확인된 2개 호실에 총 7억 원 중과하자 소송 제기…송파구청 "대법원 판단 구할 것"

2024.10.02(Wed) 18:41:31

[비즈한국] 롯데물산이 시그니엘 레지던스 오피스텔에 내려진 취득세 중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송파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1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다. 분쟁이 된 세금 규모는 2개 호실에 부과된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 총 7억 원 수준에 불과한데, 송파구청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까지 받게 됐다. 재판 결과에 따라 롯데물산은 기존에 중과세를 납부한 나머지 호실에도 환급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이 우리나라 최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사진)에 조성한 시그니엘 레지던스 오피스텔에 부과된 취득세 중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송파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1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재판장 심준보)는 지난 8월 20일 롯데물산이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레지던스 오피스텔 2개 호실에 대한 고가주택 취득세 중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송파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롯데물산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송파구청이 2021년 3월 롯데물산에게 한 과세처분 내역(총 6억 8116만 원) 기재 취득세·지방교육세 및 농어촌특별세(가산세 포함)의 각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롯데월드타워 42층~71층에 조성된 고급 오피스텔이다. 롯데물산은 2017년 1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 지상 123층(높이 555m) 규모인 롯데월드타워를 신축했다. 같은 해 4월경에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전체 223개 호실을 취득하고 분양에 나섰다.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7000만 원 수준. 2022년 1월에는 전용면적 795㎡(240평) 규모인 70층 한 호실이 334억 원에 분양되며 우리나라 오피스텔 역사상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38개 호실 고급주택 중과세 납부했다 25개 호실 환급

 

롯데물산은 당초 시그니엘 레지던스 38개 호실에 대한 취득세 중과세금을 신고·납부했다. 전체 223개 호실 중 전용면적 245m²를 초과하는 해당 오피스텔들이 지방세법상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고급주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롯데물산은 취득세와 함께 취득세에 부가되는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도 중과세율을 적용해 신고·납부했다.

 

고급주택을 취득할 때에는 무거운 세금이 따른다. 롯데물산이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취득할 당시 지방세법 등에 따르면 주거용 건축물 또는 부속 토지가 시행령으로 정하는 면적과 가격을 초과하거나 67m² 이상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하면 이를 고급주택으로 보고 취득세 등을 무겁게 매긴다​. 시행령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경우 전용면적이 245m²를 초과하면 고가주택으로 본다. 부동산 취득 후 5년 내 고급주택이 된 경우도 중과 대상이다. 

    

중과세를 납부한 38개 호실 중 25개 호실은 환급 절차를 밟았다. 롯데물산이 해당 호실들이 고급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2019년 12월 일반세율을 적용해달라는 취득세 경정 청구를 하면서다. 25개 호실이 △건축물대장 등 공부에 업무시설로 등록됐고 △실제 2019년 12월경까지 주거용으로 임대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임대하거나 공실로 남겼다는 것이 근거다. 송파구청은 이를 받아들여 취득세를 감액 경정하고, 해당 금액을 환급했다.

 

#“임차인 있다” 송파구청, 2개 호실 중과세 부과하자 반발

 

이후 송파구청은 중과세를 환급한 25개 호실 중 2개 호실에 다시 취득세 중과 결정을 내렸다. 환급 이후 해당 25개 호실을 확인한 결과, 롯데물산이 2개 호실에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임차인이 전입 신고까지 마친 사실이 포착된 것. 송파구청은 2021년 3월 롯데물산에게 중과세율을 적용한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각각 가산세 포함)를 총 6억 8116만 원을 부과했다. 

 

롯데물산은 이에 반발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다가 2022년 10월 기각 결정이 나자, 이듬해 1월 서울행정법원에 취득세 등 부과 취소 소송을 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오피스텔이 공부상 업무시설로서 주택이 아니므로 중과 대상인 고급주택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사후 임차인 행동에 따라 취득세 납부 범위가 달라지는 것은 조세법상 자기책임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고급주택 맞다​ 1심은 패소, ​가격 판단 근거 없어​ 2심서 뒤집혀

 

1심 재판부는 해당 호실들을 고급주택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12월 롯데물산에 패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지방세법의 주거용 건축물은 공부상 용도에 관계없이 실제 용도가 주거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건축물”이라며 “이 사건 각 오피스텔은 전용면적이 245m²를 초과하고, 여러 세대가 각자 독립적으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구분해 설계·시공된 1채의 주거용 건축물(공동주택)로서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돼, 고급주택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해당 호실들이 고가주택의 가격 기준을 충족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1심을 뒤집고 롯데물산 손을 들어줬다. 당시 지방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급주택으로 보는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는 ‘취득 당시 시가표준액이 6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로 제한됐다. 주택 및 토지에 대한 시가표준액은 부동산공시법에 따라 공시되는 가격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산정한 가격(미공시 공동주택 가격)인데, 당시 두 가격은 존재하지 않았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오피스텔 시가표준액이 존재하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 공부상 용도가 업무시설로 주택법에서는 이를 공동주택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공시법에 따른 공동주택 가격이 존재할 수 없었다. 취득세를 중과하려면 행정안전부 기준에 따라 구청장이 산정한 가액이 6억 원을 넘어야 했는데, 행정안전부는 중과 처분 2년여가 지난 2023년 5월에서야 ‘미공시 공동주택 시가표준액 조사산정기준’을 최초 제정·시행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지방세법, 부동산공시법, 행정안전부 기준 등 관계 법령 및 행정규칙에 따라 취득 당시 시가표준액이나 그에 갈음하는 가액을 산정할 방법이 없어, 중과 규정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따라서 중과 규정에 당연히 해당함을 전제로 한 송파구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송파구청은 이번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5일 상고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지난 30일 상고 이유서를 제출해 상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재판 중이기 때문에 세부 내용은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롯데물산은 기존에 중과세를 납부하고 환급받지 않은 시그니엘 레지던스 오피스텔 13개 호실에 대한 환급 절차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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