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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킹 접은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에 희망 걸어보지만…

자회사 세린식품·베러푸드도 적자행진…최근 노브랜드 버거 출점 줄자 '수익성'에 의구심

2024.10.02(Wed) 16:06:48

[비즈한국] 신세계푸드가 스무디킹코리아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 신세계푸드는 적자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노브랜드 버거 가맹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노브랜드 버거가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신세계푸드의 실적 반등 ‘키’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신세계푸드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노브랜드 버거의 가맹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사진=박해나 기자


#스무디킹만 적자? 자회사 실적 부진 이어지는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내년 10월 ‘스무디킹’ 프랜차이즈 사업을 종료한다. 신세계푸드 측은 “스무디킹 사업권에 대해 미국 본사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무디킹은 미국의 과일 음료 프랜차이즈로 2003년 김효조 경인전자 회장의 장남 김성완 대표가 국내에 들여왔다. 커피 음료와는 차별화된 메뉴 구성의 신선함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고, 론칭 초기에는 국내 점포에서 전 세계 매출 1위 기록이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스무디킹의 성장 가능성을 본 신세계푸드는 2015년 스무디킹의 국내판매권을 18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스무디킹은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2015년 2억 원가량이던 영업손실은 다음 해 8억 원으로 늘었다. 2019년 12억 원, 2020년 22억 원, 2021년 1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신세계푸드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스무디킹 체질 개선에 들어갔고, 지난해 적자 규모를 8900만 원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하에 결국 스무디킹 사업 정리를 결정한 모양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미국 본사와 협의점을 찾지 못해 스무디킹 사업 철수가 결정된 부분도 있지만 적자 사업 정리의 수순이기도 하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계속해서 적자 사업을 정리해왔다”고 말했다.

 

2015년 신세계푸드가 운영을 시작한 이후 스무디킹은 한 번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결국 내년 10월 사업을 종료한다. 사진=박해나 기자

 

신세계푸드의 애물단지 자회사는 스무디킹코리아만이 아니다.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코리아 외에 세린식품, 베러푸드(Better Foods Inc.)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역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브랜드 ‘올반’의 만두류를 생산하는 세린식품은 2022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8억 600만 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1억 원의 적자가 났다. 2022년 미국에 설립한 식물성식품 전문자회사 베러푸즈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베러푸즈의 영업손실은 11억 8000만 원이었고, 올해 상반기 11억 28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에는 생수업체 ‘제이원’을 자회사로 인수했으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2019년 매각을 결정했다.

 

#노브랜드 버거 신규 출점도 감소, ‘가성비’만으론 역부족?

 

신세계푸드는 향후 적자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세가 뚜렷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노브랜드 버거의 가맹사업을 확장해 외식사업의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노브랜드 버거는 신세계푸드의 대표적 외식 가맹사업으로 꼽힌다. 2019년 ‘가성비 버거’라는 콘셉트로 매장을 열었고, 가장 저렴한 햄버거 메뉴는 2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앞서 2011년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을 들여와 버거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자니로켓을 통해 고가의 프리미엄 버거 시장을 공략했으나, 소비자 호응을 얻지 못했고 2022년 사업을 정리했다. 버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신세계푸드는 저렴한 가격대 제품을 앞세워 다시 한번 버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론칭 5년 차인 노브랜드 버거의 시장 존재감이 아직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가 타 브랜드와 비교해 적다 보니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신세계가) 자체적으로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9년 론칭한 노브랜드 버거는 현재 2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신세계푸드 페이스북

 

국내 햄버거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1세대 버거 프랜차이즈의 시장 지배력이 굳건한 가운데 신생 브랜드들도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SPC의 ‘쉐이크쉑’, BHC ‘슈퍼두퍼’,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 등이 높은 인기를 끌며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그린푸드도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재거스’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프리미엄 버거와의 경쟁을 피해 저가 버거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노브랜드 버거에 이어 가성비 버거 콘셉트를 내걸고 시장에 진입한 프랭크버거는 이미 700개 이상으로 점포 수를 확장했다. 반면 노브랜드 버거의 점포 수는 250개에 불과하다. 버거 시장 가맹점 수 1위인 맘스터치는 매장 수가 1400개를 넘어섰으며, 롯데리아는 1300여 개,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4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노브랜드 버거의 출점에 힘이 빠진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해 신세계푸드는 상반기 중 신규 출점할 점포 수를 30개 이상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출점 점포 수를 20개로 줄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를 출시했을 때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려는 전략이었으나, 최근 방향이 바뀌었다. 공격적 출점보다 효율적 매장 운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중하게 출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노브랜드 버거의 출점 속도가 느려진 것을 두고 수익성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브랜드 버거는 판매가가 낮은 만큼 많이 팔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가맹점 수를 늘리지 못하는 것은 생각보다 가맹점당 매출이 나오지 않아 점포를 늘릴수록 손해인 구조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도 1+1 행사 등을 공격적으로 하다 보니 이제 노브랜드 버거가 가격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가 어려워졌다. 차별화된 레시피로 재구매가 이어질 수 있도록 시그니처 메뉴 개발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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