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일부터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열린 KADEX 전시회에서 한화의 차세대 자주포 K9A3의 모형과 상세 내용이 최초 공개됐다. 그 동안 부분적으로만 알려진 운영개념은 있었지만, 하나의 완성된 개념안을 가지고 전체 성능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 한화에어로는 K9 자주포를 10여개국 1700문 이상 생산해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 자주포’로 등극했다. 한화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55mm 포탄을 사용하는 자주포 4656문중 K9 생산량이 1787문이다. 이 수치는 전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 중 K9이 36%의 점유율을 가질 정도로 성공한 것이다. 다만 경쟁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한화는 자주포 기술의 ‘퀀텀 점프’를 통해 경쟁자와의 격차를 늘릴 필요성이 있었다. 그리하여 국방과학연구소등 국내외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 협업해 K9A2 차기 자주포 이후의 ‘차차기 자주포’ 계획을 진행했다.
한화가 해외 경쟁자와의 경쟁을 따돌리기 위해 선택한 혁신은 ‘세계 최초의 유무인복합(MUM-T)자주포’ 인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 따르면 K9A3은 세계 최초의 유무인복합 자주포로, 1명의 승무원이 자주포 1대를 통제하거나, 상황에 따라 몇 명이 자주포 1개 대대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자동운영기능을 갖췄다.
이를 위해 한화가 선택한 신 기술은 세 가지다. 먼저 K9A2에서 실용화되는 완전 무인화 자동장전 기술을 통해 자주포에 필요한 장전수를 삭제했다. 이어 유무인복합 주행기능을 적용, 무인 자주포가 자율적으로 사격 진지로 이동하거나, 사람이 탄 선도차량이 먼저 길을 앞서 나가면 따라나가는 추종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지휘차량 K11A1 신형지휘통제 장갑차다. 기존 지휘장갑차가 문자 그대로 포병 부대 지휘관이 탑승하여 명령하달과 지휘판단을 하는 역할이었다면, K11A1은 여기에 유무인 복합 조정을 위해 자주포 통제 승무원들이 탑승한다. 원격으로 조정하는 움직인 통제소가 되는 셈이다.
한화시스템이 차세대 자주포인 K9A3와 지휘차량 K11A1의 컨셉을 이렇게 잡은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 인구감소로 인해 줄어드는 모병자원을 대응하기 위한 한국군의 요구사항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의 유무인 복합 자주포 K9A3이 기존 자주포를 대체한다면 부대의 운용인원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인구감소 시대에도 우리 군의 포병화력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포병의 중요성을 증명했지만, 동시에 포병이 적의 위협에 쉽게 노출돼 매우 취약한 무기라는 것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흔히 ‘드론 전쟁’으로 불리고, 각종 자폭드론과 FPV드론들이 활약하기 때문에 최 첨단 전쟁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양 측의 군대가 서로 얼마나 많은 포탄을 소모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포격을 하는지에 따라서 전황이 바뀌는 중이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군은 1일 당 포사격 양으로 러시아에 밀렸지만 정밀유도 화력인 GPS포탄 ‘엑스칼리버’, GPS 유도 로켓 ‘하이마스’ 등으로 숫자의 차이를 메꿔왔지만 현재는 포탄 부족으로 열세에 놓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양측은 일명 ‘자주포 사냥’에 거의 모든 것을 매진하고 있고, 자폭드론의 가장 우선순위 표적이 견인포와 자주포라 양 측의 자주포가 엄청난 희생을 겪고 있다.
이런 교훈을 반영해 한화는 K9A3 차세대 자주포를 무인화해 인명피해를 줄이고, 유사시 피격받아도 원격으로 전장을 이탈할수 있게 만든 다음, 사람이 타는 K11A1 지휘차량에는 각종 첨단 방어장비를 탑재해 적의 공격을 방어한다. 원격사격통제장비(RCWS)는 AI기술을 적용한 리모트 기관포로, 적의 드론을 K6 기관포로 요격하고, 한화가 개발중인 드론 및 대공유도 요격탄을 장착해 미사일로 대공 위협을 방어한다. 드론이 지뢰를 매설하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 경향을 반영해 차체 하부에는 지뢰 방어 장갑도 추가했다.
화력 역시 K9A3의 또 다른 개량점이다. K11A2 처럼 RCWS로 드론 방어를 함과 동시에, 신형 58구경장 포신을 장착하여 기존 K9A1 및 K9A2 대비 사거리를 20% 이상 향상시켰다. 현재 연구중인 최신형 유도포탄과 K9A3가 결합한다면, 미사일에 가까운 80km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적 후방의 탄약고 등 핵심 표적을 손쉽게 타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K9A3와 K11A2에는 한화가 호주에 수출한 AS21’레드백’ 장갑차에 채용된 일체형 고무 궤도를 사용, 장거리 작전능력과 소음과 진동을 줄여 적에게 노출되는 환경을 갖췄다. 한화는 하이브리드 추진장비를 K9A3 자주포 및 차세대 장갑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 역시 진행 중이지만, 아직 상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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