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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게일 끝났다" 빅5 병원 간호사 채용 발표, 의료 인력난 해소할까

신규 채용 및 지난해 채용 후 대기 간호사 속속 발령…의료공백 인한 재정난 및 간호법 반발이 변수

2024.09.27(Fri) 17:22:42

[비즈한국] 신규 채용을 멈췄던 병원들이 속속 신규 간호사 채용을 시작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빅5 병원들은 이달 채용 공고를 게시하거나 인원 규모를 조율하고 있다. 1년 가까운 대기 발령에 ‘웨이팅게일’로 불리던 간호사들도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다만 아직 대기 발령 중인 간호 인력의 숫자가 적지 않은 데다, PA간호사를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이 적지 않아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인 ‘빅5’ 일부가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지난 4월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빅5, ‘세 자릿수 규모’ 신규 간호사 채용 시작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경영난으로 멈췄던 신규 간호사 채용이 재개됐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은 20일 신규 간호사 지원 접수를 시작했다. 채용 인원은 150명으로 지원자격은 간호사 면허소지자 또는 2025년 2월 졸업 및 간호사 면허 취득 예정자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각각 세 자릿수 규모의 채용 공고를 올렸다. 서울성모병원은 인원 규모를 막바지 조율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아직 신규 간호사 채용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빅5 병원 외에 건국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이화여대목동병원 등도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이 병원들은 11월 셋째 주부터 3주간 신규 간호사 채용을 진행한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상반기 채용을 열었던 곳은 강북삼성병원과 중앙대병원 정도였다. 간협 측은 “일정을 확정한 곳 이외의 의료기관들도 현재 채용 여부를 검토 중이며, 가급적 올해 안에 채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은 대기 중이던 간호사에도 발령을 내고 있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은 순차적으로 지난해 뽑은 신규 간호사를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채용을 확정 지은 이후에도 1년 가까이 발령을 받지 못하는 ‘웨이팅게일(waiting+Nightingale)’ 숫자는 올해 크게 늘었다. 간협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2023년 상급종합병원은 1분기 대비 2분기 근무 간호사가 평균 1334명 증가했지만, 올해는 194명이 줄었다. 종합병원도 지난 5년 평균(2252명)보다 낮은 2046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법 통과가 영향 미쳤나…의료계는 여전히 반발

 

의료 공백으로 인한 병원들의 재정난은 지속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 등 전체 의료기관의 전체 진료비는 약 28조 5923억 7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전공의 인력이 많은 상급종합병원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해당 기간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6조 8669억 6000만 원으로, 지난해(8조 3199억 원) 대비 17.5% 줄었다. 종합병원 진료비는 7조 2574억 3000만 원으로 3.9% 감소했다. 

 

지난달 27일 대한의사협회 건물앞에서 텐트를 치고 단식에 나선지 이틀째 되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함께 정부가 간호법을 통해 PA 간호사를 만드는 것은 전공의를 내쫓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이런 상황 속에서 병원들이 신규 간호사 채용을 시작한 것은 전공의 복귀 시점이 갈수록 불분명해지는 가운데 간호법이 통과하며 PA간호사 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병원 관계자 A 씨는 “기존 인력 가운데 PA간호사로 전환된 경우가 있어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에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 선지급 외에 응급의료센터 등에 의사 및 간호사 신규 채용 관련 인건비 지원에 나서겠다고 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대기 발령 중인 인력이 적지 않은 데다, 최종면접을 같은 기간에 실시하는 ‘동기간 면접제’를 병원들이 얼마나 참여할지 알 수 없어 간호계 안팎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간호법 통과 이후 “간호사는 전공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간호법 통과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간호법은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또 하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결국 몇몇 고위 관료들과 간호협회, 그리고 병원장들만 노났다”고 적었다. 지난주 공포 이후에는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간호협회, 간호법 제정안 공포 환영’이라는 제목의 간협 보도자료를 올리며 “그만 나대세요. 그럴 거면 의대를 가셨어야죠. 장기 말 주제에 플레이어인 줄 착각 오지시네요. 주어 목적어 생략합니다. 건방진 것들”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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