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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한화, 폴란드 다연장로켓에 '전투함 킬러' ASBM 미사일 통합 제안

호마르-K 차량 한 대 8발 CTM-MR 장착…수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 전망

2024.09.23(Mon) 11:38:51

[비즈한국] 한화가 폴란드 수출형 다연장 로켓 ‘호마르-K’(HOMAR-K)에 지상 표적 뿐만 아니라 함선을 공격할 수 있는 ‘대함 탄도탄’ASBM(Anti-Ship Ballistic Missile) 통합을 제안했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대함 탄도탄으로, 중국과 이란 미국 등 소수 국가들만 보유한 무기체계라 한화의 다연장 로켓 수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호마르 K 다연장 로켓포와 ASBM 미사일. 사진=X 사용자 lfx160219 출처

 

지난 9월 4일 폴란드 현지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MSPO 2024에서 한화는 이미 수출된 천무 다연장 로켓의 폴란드 개량형인 호마르-K 유도탄 CGR-80의 폴란드 현지 수출계약을 맺었다. 한화는 모두 290대의 호마르-K 다연장로켓을 수출하고 CGR-80 유도로켓과 CTM-290 탄도미사일을 수출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추가 로켓을 수출하기 위한 세일즈의 일환으로 대함 탄도탄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제안은 호마르-K에 신형 미사일인 CTM-MR과 CTM-MR ASBM을 통합하는 내용이다. CTM-MR은 약 280mm 직경을 가진 유도 미사일이다. 80km의 사거리를 가진 CGR-80과 290km의 사거리를 가진 CTM-290 사이의 사거리를 가진 160km급 미사일이다. 천무나 호마르-K 차량 한 대에 8발의 CTM-MR을 장착할 수 있다.

 

한화는 원래 위성항법 및 관성항법(GPS/INS)로만 유도돼 이동표적을 공격할 수 없는 CTM-MR미사일을 개조, 배를 추적하고 격침시키는 능력을 갖춰 대함 탄도미사일로 개조할 수 있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존 CTM-MR 미사일의 기수 부분에 적외선(IR) 탐색기를 추가한다. 이 적외선 탐색기는 발사 시점에는 뚜껑과 비슷한 슈라우드(Shroud)로 보호되지만 표적을 탐지해야할 종말 단계에서 슈라우드를 분리해서 적 함선을 추적한다. 이 구조는 한화가 만드는 L-SAM의 ABM(대탄도탄 유도탄), 일명 ‘한국판 사드’와 비슷하다. 

 

적외선 센서는 함선이 내뿜는 기관부 배기열 및 함선 선체에서 복사되는 적외선을 탐지하므로 적 함선의 전파 방해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미사일이 스스로 전파를 발산하지 않기 때문에 대함 탄도탄의 탐색기로 아주 적합하다. 이미 대함 탄도탄을 개발한 일부 국가들은 전파를 발산하는 레이더(Radar)나 적이 발산하는 전파를 추적하는 전파원 추적(Anti-Radiation) 탐색기를 사용해 사전에 발각되거나 기만에 속기 쉽다.

 

한화의 ASBM이 실제로 개발에 들어간다면 이는 러시아, 중국, 이란, 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실용화 되는 셈이다. 러시아와 중국 등은 일명 ‘항공모함 킬러’라는 별명이 붙은 R-27K 탄도미사일이나 DF-21D 미사일을 개발했거나 실전 배치 중이다. 특히 중국의 DF-21D의 경우 3500km 이상의 사거리를 가져 미국의 항공모함에게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군사전략인 반접근,접근 거부(Anti-Access, Area Denial) 전략의 핵심 무기체계로 취급받고 있다.

 

이란은 소형 미사일을 ASBM으로 개조하여 러시아와 중국보다는 사거리가 짧지만 실전 배치해서 사용 중이다. 최근 후티 반군에게 ASBM을 공급해 걸프만을 지나는 상선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실시해 지역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미국 역시 천무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M142 하이마스(HIMARS)에 ASBM을 장착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이마스에 장착될 차세대 미사일인 ‘프리즘’(PrSM) 미사일은 초기 생산분에는 지상 공격능력만 부여하고, 곧 개발될 개량형에는 우리 천무의 CTM-MR ASBM처럼 함선 공격능력을 갖추게 할 예정이다. 이 외에 인도와 북한도 ASBM 발사 실험을 공개하거나 기술력을 갖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화의 다연장 로켓이 ASBM역할까지 맡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향후 수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60km의 사거리는 대함 탄도탄으로서는 다소 짧은 사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이란 등이 좁은 해역에서 단거리 ASBM의 위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이번에 ASBM을 제안받은 폴란드 입장에서 한화의 CTM-MR ASBM 미사일을 자국의 해안 방어 시스템에 통합할 경우, 러시아 소유 영토인 칼라닌그라드를 전투함 없이 봉쇄할 수 있다. 이미 구매한 노르웨이제 대함미사일 NSM(Naval Strike Missile)과 일명 ‘섞어 쏘기’를 할 경우 러시아 전투함이 이를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폴란드 외에 우리 천무 다연장로켓을 구매한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메레이트도 좁은 페르시아 만에서 이란 해군을 견제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공개된 CTM-MR ASBM에 큰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제 ASBM을 구매하는데 망설이는 국가에게 해안 방어 시스템으로 천무 로켓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CTM-MR 미사일의 경우 업체 자체 개발로 우리 군은 아직 이 미사일에 대한 도입이 확정되지 않아, 우리 군도 CTM-MR ASBM을 사용한 ‘다영역 해안방어’(Multi-Domain Coastal Defense)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다영역 작전의 일환으로 육군이 미사일을 사용한 해상 봉쇄와 거부작전을 수행하는 개념을 이미 연구중이다. 비싼 대함 미사일 대신 대지 및 대함 타격이 동시에 가능한 천무 ASBM을 사용하면 비궁, 비룡에, 천무 ASBM으로 구성된 ‘3단계 해안 방어 미사일 전력’을 완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한 가지 숙제는 ASBM의 확장된 사거리를 전력화 하는 부분이다. 천무의 제작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수 년 전부터 중국이 실전 배치한 ASBM의 개념을 모방한 한국형 ASBM을 연구해 왔다. 현무 2/4/5 탄도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CTM-MR 같은 적외선 탐색기와 종말 기동날개를 추가한다면, 약 500km 밖의 가상적국 항공모함도 공격할 수 있어 적 해군력 억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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