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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잇단 악재 타개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은?

주가 부진에 실적 하락 예고, 창사 이래 첫 총파업까지…'위기론' 헤쳐갈 행보에 눈길

2024.09.13(Fri) 09:08:07

[비즈한국] 삼성전자에 위기의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6만 원대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3분기 실적 하락을 예고한 데다, 외신을 통해 해외 인력을 대폭 줄인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창사 이래 첫 총파업 등 회사 내부에서도 잡음이 나오는 가운데, 위기를 타개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주가 하락, 총파업, 실적 부진 등 ​삼성전자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이재용 회장의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사진=임준선 기자


#Character(인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968년 6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1남 3녀 중 장남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동생이다. 1998년 임세령 대상 부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딸 한 명과 아들 한 명을 뒀으나 2009년 이혼했다.

 

이 회장은 1987년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2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전자 재직 중이던 1995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대기업 오너지만 소탈하고 온화한 성격이라는 평을 받는다. 대외적인 소통을 하지 않는데도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쌓았다. 야구 사랑이 각별해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도 했으나 국정농단 사태에 얽힌 후 발길을 끊었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 구속된 바 있다.

 

#Career(경력)

 

이재용 회장은 삼성그룹의 제3대 총수이자 오너가(家) 3세 경영인이다. 이 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하며 경력을 시작했다. 2003~2007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로, 2007~2009년에는 삼성전자 전무로 재직했다. 2010년부터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고 부사장, 사장을 거쳐 2012년 12월 삼성전자 부회장에 올랐다.

 

2022년 10월 부회장을 역임한 지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는 부회장이던 2018년 5월에 먼저 지정됐다. 고 이건희 회장의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부회장을 실질적인 지배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의 업황 악화로 인해 삼성전자는 2023년 6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Capability(역량)

 

이재용 회장은 2014년 5월 고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이후 삼성을 이끌어왔다.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는 파는 등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했으며, 대규모 투자에도 나섰다. 2014년 말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 등의 계열사는 한화그룹에, 2015년 삼성정밀화학·삼성SDI 케미칼 부문·삼성BP화학 등은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화학과 방산 부문을 정리했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오디오 전문 업체 ‘하만’을 9조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하만(전장 부문)은 인수 직후 실적이 부진했으나, 2023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부문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전사 영업이익의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 4월 이 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입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 LSI(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2023년 미국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을 만나는 등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Critical(비판)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라는 목표를 선언한 지 5년이 지났지만 달성 시점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15년 만에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2023년 6조 5400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는 반도체 업황 악화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사업의 적자도 꼽힌다.

 

실적 악화는 내부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올해 7월 삼성전자에선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 진행됐다. 기본급 인상, 경영진 위주의 성과급 제도 개편 등을 두고 노조와 사측이 협의하지 못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7월 8일부터 25일간 파업을 진행하다 8월 1일 게릴라 파업으로 전환했다.

 

양측 갈등은 다시 점화하는 모습이다. 9월 12일 삼성전자 측이 전삼노 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 3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8월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오너가의 경영권 불법 승계를 둘러싼 논란도 남았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올해 2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다. 2020년 기소된 이후 3년 5개월 만의 판결이다. 1심 재판부는 “합병의 주된 목적이 경영권 승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일부 덜었지만, 아직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Challenges(도전)

 

반도체 불황 터널에서 벗어났지만 주가 부양이라는 과제를 안아들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 11일 52주 최저가인 6만 4200원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만큼 개미 투자자의 손실이 커 주가 회복이 시급하지만,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가를 20%가량 낮춘 상태다.

 

여기에 해외 구조조정 소식으로 위기의 시그널이 추가됐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9월 11일(현지 시각) 삼성전자가 해외 인력을 최대 30% 감축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둔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비용 절감 등이 구조조정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일상적인 인력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술 유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 회사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 제조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전직 임직원 2명이 9월 10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유출로 인해 피해를 본 기술 개발비만 4조 원이 넘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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