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재임하던 5년 동안 약 5000억 원의 통치자금이 조성되었습니다. 주로 기업들로부터 현금으로 받아 조성되었고….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1995년 10월, 노태우 대통령 담화)
“노소영 씨가 재산분할을 1조 3000억 이상 받게 된 결정적 이유가 저 300억 원을 노태우 비자금에서 선경에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은 범죄로 은닉한 비자금이 계속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이고, 검찰은 추징을 못했다는 겁니다. 저는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 이 부분은 환수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합니다.”(2024.9.3,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신임검찰총장 청문회 발언)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준 대통령 권한을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폭력적으로 사용해 비자금 5000억 원을 조성했다고 지난 1995년 10월 직접 밝혔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발표로 세상은 경악했고,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그가 죽고 잊힌 ‘노태우 비자금’ 악몽이 또 다시 전 국민의 분노지수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고 있다. 30여 년 만에 노태우 비자금이 전면에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직접 공개한 것이 촉발제가 됐다. 이에 시중에서는 아버지 노태우 씨를 딸인 노소영 관장이 부관침시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등장했다.
노소영 관장은 이혼 소송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해, 그것이 아버지가 폭력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해 갈취한 불법 비자금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공개했다. 바로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노 관장의 어머니인 김옥숙 여사가 관리하던 비자금 메모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김옥숙 여사가 메모 형식으로 관리해 오던 비자금 규모는 총 약 900억 원에 이른다. 노 전 대통령이 1995년에 5000억 원이라고 스스로 밝힌 비자금의 일부일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과거 김영삼 정부는 전 정권 청산을 내세우며 노태우·전두환 비자금을 탈탈 털었는데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다. 가족인 김옥숙 여사가 관리하던 비자금은 찾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은닉되어 관리해온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이 5000억 원대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공개했을 때 국민들이 화가 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국리민복을 위해 써달라고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폭력적으로 돈을 갈취하는데 사용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분노했다.
다른 한 가지는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자금의 규모다. 당시는 국내 최고 직장으로 꼽히던 삼성전자 신입사원 연봉이 1500만 원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대기업 삼성전자가 이 정도였으니 중소기업 신입사원들의 연봉은 1000만 원도 안 되던 시절이다. 이를 환산해보면 5만 명의 1년 치 연봉을 불법 비자금으로 대통령 재임 5년 만에 갈취한 셈이다. 지금 최고 아파트로 꼽히는 개포 1단지 아파트가 당시 1억 원 정도 했으니, 아파트 5000채에 해당한다.
노 전 대통령의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갈취는 스스로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뜻으로 ‘보통사람 노태우’라고 칭해 놓고는 뒤에서 서민들의 등을 친 셈이다. 이런 악몽이 30여 년 세월이 지나 잊힐 만한 시점에 다시 나타나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도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여전히 천문학적 비자금이 남아 있었는데 그것이 국고로 환수되지 못한 채 노태우 가족들이 호화롭게 살아가는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들은 여전히 국민들을 기망하는 것도 모자라, 국고에 있어야 할 비자금에 의존한 채 호화롭게 살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격노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분노지수를 높이는 것은 은닉된 비자금 규모다. 즉 900억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에 놀라고 있다. 이 900억 원은 조성된 당시의 비자금 액면이란 점에서 현재 가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노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이 수면 위로 부상한 계기는 딸 노소영 관장이 공개한 비자금 300억 원이다.
노 관장의 주장에 따르면 이 300억 원은 선경에 대여되었고, 현재 재산으로 환산하면 약 1조 4000억 원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법원이 불법 비자금임을 알면서도 그건 문제 삼지 않은 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300억 원이 1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면, 900억 원은 4조 원이 넘는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논리는 노 전 대통령의 폭력적 비자금 중 은닉된 비자금의 실체가 우리나라 서민과 국민들을 여러 번 좌절과 절망의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자 사법부와 제도권을 불신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파악 및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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