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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결제 들인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따라가나

하반기 도입하며 수수료 부과…"선택 옵션 중 하나, 중고거래 수수료 부과 수순은 아냐"

2024.09.11(Wed) 13:41:24

[비즈한국] 당근마켓이 올 하반기 중 중고거래에 안심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당근마켓은 송금 방식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새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하는데, 안심결제에 이용료를 부과할 예정이라 수수료를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당근마켓이 올 하반기 중 중고거래에 안심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안심결제 이용 시 수수료도 부과된다. 사진=당근 홈페이지

 

#안심결제 서비스 신설, 하반기 도입 예정

 

당근마켓은 최근 당근페이 서비스 이용약관과 전자상거래 이용약관의 개정을 공지했다. 약관 개정의 핵심은 안심결제 도입이다. 안심결제는 구매자가 결제한 결제대금을 일정 기간 회사가 예치하다가 구매자가 구매를 확정하면 예치금을 상품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서비스다. 당근마켓은 당근페이 서비스 이용약관을 개정해 안심결제 서비스의 신설과 관련 서비스의 주의사항 및 이용료, 취소 및 환불 등을 명시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부터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도입을 추진해왔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전자금융업 등록을 승인받으면서 안심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게 됐다. 당근페이의 개정된 약관은 이달 29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나, 아직 안심결제 서비스 도입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안심결제 서비스 도입 일자는 미정이다. 현재 당근페이는 하반기 내 안심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데 필요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사용자의 송금방식에 대한 선택권 확대 취지로 안심결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앞서의 관계자는 “당근 이용자 대부분이 직거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거래 등 다양한 거래 상황에서 송금방식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이용자 보호 및 편의를 높이기 위해 안심결제 기능 도입을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당근마켓인 9월 29일부터 변경한 당근페이 서비스 이용약관을 적용한다. 개정 약관에는 안심결제 서비스 이용료 부과 내용도 포함됐다.

 

번개장터(2018년), 중고나라(2021년)가 일찍이 에스크로 방식의 안전결제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당근마켓은 중고거래에 안전결제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다. 비대면 택배 거래가 대부분인 중고거래 플랫폼은 거래 중 피해 사례 발생 가능성이 커 안전결제가 필요했으나, 당근은 대면 직거래 비중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사기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은 앱 론칭 초기부터 중고거래 관련해 ‘동네 직거래’ 방식을 지향해왔다.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동네 특화 직거래 플랫폼이라는 것을 강조해왔고, 이용자 대화방에도 ‘택배 거래보다는 직거래를 권장한다’는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이용자들은 택배 서비스에 활용되는 안심결제를 당근이 도입하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보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당근도 택배 거래를 권장하고 나서는 것이냐’, ‘택배 거래 확대는 당근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오가고 있다. 

 

당근페이는 당근마켓 자회사 중 적자 폭이 가장 크다. 사진=당근 홈페이지

 

#안심결제 수수료 부과, 당근페이 적자 줄이기 가능할까

 

당근마켓은 당근페이 서비스 이용약관을 개정하면서 안심결제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약관을 통해 안심결제에 대한 서비스 이용료는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정산대금에서 공제 등으로 징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중고물품 판매자에게 판매액의 일정 요율을 수수료로 부과할 것이란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 측은 “안심결제를 이용할 경우 서비스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이 맞다. 서비스 관련 세부 조건은 추후 서비스 출시 시점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근페이의 수익성 확대는 당근마켓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으나, 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연결기준 실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당근마켓의 자회사 중 가장 적자 폭이 큰 곳이 당근페이다. 당근페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23억 원, 영업손실액은 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당근마켓이 안심결제를 도입하고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당근페이의 수익성 개선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계속 적자가 이어지다 보니 전반적으로 수수료를 통한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모양새”라며 “당근도 그간 광고를 통한 수익모델을 강조해왔지만, 또 하나의 방법으로 수수료 도입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자 사이에서는 안심결제 도입을 시작으로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자체에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년째 적자에 시달려온 번개장터가 최근 선택사항이던 안전결제의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사실상 중고거래 자체에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 측은 “중고거래 게시판 이용이나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운영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 안심결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당근 중고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며 “안심결제 기능은 이용자가 원할 경우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인 만큼, 이용하지 않으면 무료로 중고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당근페이는 수익화에 집중하기보다는 서비스 간 유기적 연결을 지원하며 활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권과의 협력을 통해 ‘하이퍼로컬 생활 금융’이라는 경험과 혜택을 제공하고, 동시에 당근머니의 활용도도 높여갈 계획”이라며 “동네에서 사용하는 필수 금융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나가다 보면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역시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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