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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든 재개발 무너질라' 한남4구역 책임준공 확약서 지침 철회한 속사정

책임준공확약서 대신 계약서에 공사 중단 방지 조항 담기로…삼성물산·현대건설 빅매치 전망

2024.09.10(Tue) 17:27:16

[비즈한국] 우리나라 양대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예고된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앞두고 공사 중단을 막기 위한 지침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초 입찰 참여사가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하도록 지침을 세웠지만 일부 건설사가 반대하자 이를 철회하고 도급계약서에 공사 중단을 막는 조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최근 공사비 분쟁과 이에 따른 정비사업 중단 사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양대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예고된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투시도. 자료=서울시 제공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11일 대의원회를 열고 입찰 참여 건설사의 ‘책임준공 확약서’ 제출 지침을 삭제한 시공자 선정 계획을 다시 의결한다. 조합은 앞서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시공자 선정 계획 안건을 대의원회에 상정했지만 대의원 다수가 반대해 부결됐다. 조합은 대의원회 의결 이후 오는 23일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1월 시공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정해진 기간에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통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건설사가 PF 대출을 일으키는 시행사에 제공하는 신용보강 방식이다. 책임준공 확약 시 건설사는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행사 대출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하는 약정을 함께 맺는다. 한남4구역 조합은 당초 재개발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로부터 이런 책임준공 확약서를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남4구역 시공자 선정 입찰 의향을 보이던 삼성물산은 책임준공 확약서 제출 지침에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자에 지나친 책임을 지운다는 것. 당초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 책임준공 확약서에는 △시공사 귀책 여부를 불문, 공사를 중단하거나 지연하지 않고 공사를 책임 준공하고 △미이행 시 사업비와 이주비 대출을 중첩적으로 인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합원 사이에서도 이 지침이 시공자 부담을 과도하게 높여 경쟁입찰을 방해한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이에 조합은 책임준공 확약서 대신 도급계약서(안)에 부당한 공사 중단을 방지하는 조항을 넣기로 했다. 조합 측이 이번 대의원회에 함께 상정하는 도급계약서(안)에는 공사 일시정지 사유를 △공사 이행과 계약 내용 불일치 △안전상 필요 △재해방지를 위한 응급조치 △도급인의 지시 등으로 한정하고, 분쟁 발생 시에도 공사를 지속, 해결 전까지 조합 측 지시를 따르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입찰 참여사는 조합 계약서(안)을 기준으로 공사계약서(안)를 작성한다.  

 

공사 중단을 막으려는 한남4구역의 노력은 최근 공사비 분쟁에 따른 정비사업 중단 사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2022년 4월 공사비 분쟁이 일며 공정률 52%에서 공사가 6개월간 중단됐다.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은 당초 4000만 원에서 1억 2000만 원으로 3배 뛰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도 조합 내부 갈등과 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올해 1월 공사가 중단됐다가 반년 만인 지난 6월 재개됐다. 

 

민병진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장은 “공사 중단에 따른 사업비 증가로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는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입찰 참여사에 대한 책임준공 확약서 제출 지침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입찰 참여 의향을 보인 건설사 반대와 조합원 의견을 종합한 결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공사 중단을 막고 준공을 기한 내 이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도급계약서(안)에 충실히 반영했다. 서울시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기준으로 관련 조항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노후·불량건축물을 허물고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 아파트 51개동(2331세대)을 조성하는 정비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 5724억 원(3.3㎡당 940만 원), 제반 비용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남4구역은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일반분양 물량(800여 세대)이 많아 사업성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에는 우리나라 양대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간 준공 기한을 어기거나 관련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없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좋은 입지에 걸맞는 명품 단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한남4구역 조합원에게 최고의 혜택이 보장 되는 제안을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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