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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추가 출점 없는 이케아, 올해 팝업스토어만 6곳 연 이유

부지 찾기 난항, 젊은 고객과 접점 찾기 일환…"매장 접근성 향상·디지털 전략 강화" 지적도

2024.09.09(Mon) 16:26:28

[비즈한국] 도심 외곽 대형매장을 고집하던 이케아가 백화점, 쇼핑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가 팝업스토어로 고객 접점을 늘려 매장과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인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한다. 가격 할인 카드까지 꺼내 들며 고객 잡기에 나섰던 이케아가 이번에는 팝업스토어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는 분위기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5층에서 운영 중인 이케아 팝업스토어. 사진=박해나 기자

 

#백화점마다 팝업스토어, 저렴한 소품 위주 구성으로 고객 관심 끌기

 

지난 6일 방문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이케아 팝업스토어는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교외형 점포와 달리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 대부분은 20~30대였고, 외국인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팝업스토어를 찾았다는 직장인 A 씨는 “야채탈수기 한 개를 구입했다. 이케아 매장이 집 근처에 없어 그동안 제품을 구매한 적이 없었는데, 팝업스토어가 생겨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3월부터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당초 운영 기간은 3개월이었으나, 기간이 연장되면서 10월 중순까지 문을 열기로 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이케아의 인기 상품 ​일부를 만나볼 수 있다. 생활수납이나 사무용품,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과 인테리어 제품 등이 주를 이룬다.

 

더현대서울에서 운영 중인 이케아 팝업스토어. 1만 원 이하의 저렴한 생활용품, 인테리어 제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 한정적이다 보니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매출 확대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거나 디자인이 예쁜 제품 위주로 선별해 구성하면서 고객에게 ‘이케아는 가격이 저렴한 디자인 가구’라고 홍보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케아는 팝업스토어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8월 30일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U-PLEX)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했고, 이달 4일 부산 동구 커넥트현대 부산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서도 5월부터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구 중구의 더현대 대구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용산에서도 두 달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케아가 올해 운영한 팝업스토어는 총 6개다.

 

이케아 코리아 관계자는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오픈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더 많은 사람이 이케아 매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이케아의 홈퍼니싱 솔루션을 도심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일부 팝업스토어의 경우 고객 반응이 좋아 운영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케아는 2014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뒤 경기도 광명, 고양, 기흥(사진), 부산시 동부산 등 4개 매장을 출점했으나 2020년 이후 신규 출점이 멈춘 상태다. 사진=박해나 기자

 

#신규 출점 연기 잇달아…팝업스토어로 매장·온라인 고객 늘릴 수 있을까

 

이케아는 그간 도심 외곽의 체험형 대형매장 전략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2020년 동부산점을 연 이후 4년째 추가 출점을 하지 못했다. 그간 계룡점, 대구점 등 몇 번의 출점 계획을 발표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강동점의 출점도 연기된 상태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이케아 강동점은 이케아코리아 최초의 대형 복합 쇼핑몰 형태의 매장으로 구성 중이다. 2025년 상반기 중 오픈할 예정”이라며 “이후 추가 출점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가 신규 출점에 난항을 겪으면서 팝업스토어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이종우 교수는 “이케아의 신규 출점이 4년째 이뤄지지 않았다. 부지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이렇게 확보한 고객을 매장으로까지 끌어들여 매출을 내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도 “일본의 홈퍼니싱 1위 기업인 니토리는 대형매장 중심으로 운영해왔으나, 도쿄 등에 도심형 매장 등을 선보이면서 30년간 성장을 계속해왔다. 이케아 역시 성장세가 멈춰버린 시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케아는 2024 회계연도 내에 약 700만 유로(104억 원)를 투자해 800여 개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케아코리아 제공

 

신규 출점이 중단된 데다 가구업계 침체기까지 이어지면서 이케아의 실적은 하락세다. 2021년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에 6872억 원이던 이케아코리아 매출액은 2023년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에 6007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94억 원에서 26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케아는 지난해 할인 전략까지 펼치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700만 유로(104억 원)를 투자해 800여 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한 해 동안 ‘더 낮은 새로운 가격’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가격 인하 제품이 약 1200개에 이른다. 앞으로도 경쟁력 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이케아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디지털 솔루션 도입 등 옴니채널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 및 원활하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케아의 옴니채널 전략에 보완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케아는 2018년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했으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3년 기준 21%로 미미하다. 서용구 교수는 “이케아는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발 빠르게 나선 기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전환에 활발히 나서지 않은 데다가 국내 이커머스의 발달 속도가 빠르다 보니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성을 따라가는 것에 미흡했던 것 같다”며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케아가 디지털 전환에 좀 더 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가 온라인 사업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만큼 오프라인 점포 신규출점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종우 교수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가구업계 실적도 부진하다.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들은 가성비 제품을 찾게 된다”며 “신규 점포를 출점해 이케아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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