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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크 표방했으나 사기 의혹 피소…갤러리K 어떻게 되나

피해자들 "폰지 사기" 집단소송…헤지펀드서 인수 나서 '변수' 될지 관심

2024.09.09(Mon) 15:15:25

[비즈한국] 새로운 미술 투자 트렌드를 제시했던 대형 아트테크(미술품 재테크) 업체 ‘갤러리K’가 위기에 처했다. 갤러리K 측은 연 7~9%의 수익을 제시하며 ‘미술품을 구매하면 이를 임대해 수익금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며 일부 투자자들로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법무법인(유한) 대륜은 ‘갤러리K’의 사기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인 만큼, 갤러리K의 사법 리스크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배우이자 화가인 하정우 씨를 내세운 갤러리K 광고. 사진=갤러리K 인스타그램


#피해자들 “위탁 렌털, 제대로 이행 안 해” 고소

 

갤러리K는 2017년 12월 설립됐다. 딜러와 작가, 갤러리와 제휴해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작품을 매입, 이를 대여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표방했다. 지난해에는 영화배우 하정우를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갤러리K 측은 매출액이 2020년 130억 원에서 2021년 245억 원, 2022년 546억 원, 2023년 663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고, 2022년에는 영업이익이 7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법인 대륜은 지난 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에 대형 아트테크 업체 갤러리 K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 대상은 갤러리K와 대표이사·본부장으로, 대륜은 갤러리K 측이 자사를 통해 미술품을 구입한 투자자들에게 매달 구매대금의 약 7~9%를 사용료로 지급하는 ‘위탁 렌털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륜에 따르면, 갤러리K는 구입한 미술품이 한 달 동안 팔리지 않으면 갤러리K가 직접 매입해 원금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했으나 약속과 달리 이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현재까지 대륜에 고소 의사를 밝힌 피해자만 수십여 명이고 피해 금액도 1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갤러리K에 매입한 미술품의 보관 장소를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계약 미이행 피해금이 1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피해자들은 “갤러리K가 후속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구매대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일명 폰지 사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가 잇따르자 법무법인(유한) 대륜은 ‘갤러리K 사기 고소 전담팀’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매각으로 살아날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갤러리K를 인수하려는 시도가 나와 사건에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투자자 헤지펀드J는 메타벤처스(대표 박세정)를 통해 갤러리K 인수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으로 구성된 인수팀이 갤러리K 본사의 실사와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갤러리K의 재무제표상 순자산이 총 부채액에 이르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논란이 된 미술품 소장 여부 등은 확인이 됐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메타벤처스 측은 인수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갤러리K 본사. 사진=일요신문 제공


헤지펀드J와 메타벤처스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유안은 “갤러리K의 재무 구조가 당초 설명보다 좋지 않았다”면서도 “위기에 놓인 기업인 것은 알지만 갤러리K가 그동안 딜러, 작가와 쌓아온 네트워크가 가치 있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이라면 인수할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남은 관건은 고소를 진행한 이들을 포함, 투자자 및 채권자와의 협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벤처스와 헤지펀드J 측은 갤러리K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갤러리K 채권단과 채권 감액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갤러리K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투자금을 전부 인정해줄 수는 없다는 것. 이를 위해 채권자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무법인 유안은 “인수 작업을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으려고 한다”며 “현재 갤러리K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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