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울산급 호위함 Batch(배치)Ⅳ(4) 1·2번함 건조 사업이 계속 유찰되면서 해군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력화에 차질이 빚어져 전투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인건비 인상과 제반비용, 물가상승 등이 겹친 방산업계 역시 총사업비가 낮게 책정된 이 사업 참여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8월 21일 울산급 배치4 1·2번함 건조 사업 재입찰 공고에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고 밝혔다. 전날인 20일까지 입찰 참가 신청을 받았지만 업체들은 한 곳도 발을 들이지 않았다. 방사청은 발표 당일 바로 재공고를 냈는데, 입찰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방산 기업들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총사업비가 낮아서다. 현재 울산급 배치4 1·2번함의 사업 예산은 7575억 원 규모다. 수주 금액이 낮아 적자가 불보듯 뻔한 상태에서 사업 참가를 감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호위함 두 척의 사업비는 지난해 11월 성사됐던 배치3의 5·6번함 건조 계약액(7917억 3000만 원)보다도 적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찰이 예견된 사태라고 지적한다. 지난 5월 군수지원함(AOE-Ⅱ) 2번함 건조 사업도 한 차례 유찰됐다. 방사청은 재입찰을 공고했고 한화오션이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한화오션 측은 국가 방위와 국민의 안위를 위한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자세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방산 업체는 선박 원자재 가격이 점차 올라가고 인건비와 물가도 함께 상승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에 참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더욱이 업체 주도로 연구개발을 수행하며 초기에 큰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반면 비용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문제는 향후 함정사업도 낮은 예산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장보고-III Batch-II 3번함 건조 사업도 제한된 예산 때문에 전력화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외 주요 장비업체와의 가격 협상 등이 길어져 납기가 늦어질 수 있어서다.
방사청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기획재정부와 합의한 ‘총사업비’가 낮게 책정된 것이 문제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 사업비를 20% 이상 증액하려면 기획재정부의 사업타당성 재검토가 필요하다. 방사청은 배치4 1·2번함 건조 사업 예산을 향후 기재부와 추가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유찰이 계속되면 군 전력화에 지장이 생기고 노후 함정을 운용해야 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위원은 “방사청이 원가 검증은 엄격히 하면서 무조건 저가 입찰이 이득이라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근본문제”라며 “사업 추진에 필요한 비용 산정 규정을 보완해서 적용해야 한다. 무작정 최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지속 가능한 가격을 업체에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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