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노후 하수도가 문제' 늘어난 서울 땅꺼짐 사고 원인 들여다보니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63건 발생…사고 절반가량은 하수도 손상 탓

2024.09.03(Tue) 18:01:54

[비즈한국]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4차선 도로에서 지난 29일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이 도로를 지나던 차량 한 대가 땅꺼짐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지하로 떨어져 ​차에 타고 있던 노부부가 ​중상을 입었다. 땅꺼짐 규모는 가로 4m, 세로 6m, 깊이가 2.5m에 달했다. 서울시는 현재 강수로 인한 지반 약화, 상하수도 손상, 인근 빗물펌프장 유입관로 공사 영향​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땅꺼짐 사고 3년간 증가 추세

 

수도 서울은 전국에서 땅꺼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비즈한국이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 지반침하사고 발생신고 내역(2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3년여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는 총 63건으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경기도(117건) 다음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 기간 100㎢당 싱크홀 발생 건수는 10건으로 전국 최다로 나타났다.

 

서울 땅꺼짐 사고는 최근 3년여간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 11건이었던 것이 △2022년 20건 △2023년 22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0건이 발생했다. 이 기간 차량이나 인명 피해를 낳은 땅꺼짐 사고는 22건에 달한다. 지반 침하를 피하지 못한 차량 11대가 파손됐고 18명이 다쳤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땅꺼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자치구는 강남구과 송파구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각각 9건이 발생했다. 자치구별 땅꺼짐 사고 건수는 △성북 8건 △강동·강서·서대문·서초·영등포 각 3건 △관악·구로·도봉·동대문·마포·은평·종로·중·중랑 각 2건 △노원·동작·양천·용산 각 1건으로 뒤를 이었다. 강북·광진·금천·성동에서는 관련 사고가 없었다. 

 

땅꺼짐 사고 이후 임시 포장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지난 ​2일 ​차량이 오가는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수명 다 된 하수도 400km 달해 

 

서울 땅꺼짐 사고의 절반가량은 하수도관 손상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 3년여간 발생한 서울 땅꺼짐 발생 원인은 △하수관 손상이 30건(48%)으로 가장 많고 △다짐(되메우기) 불량 10건(16%) △굴착공사 부실 8건(13%) △상수관 손상 7건(11%) △기타매설물 손상 4건(6%) △상하수관 공사 부실 1건(2%) △기타 3건(5%)이 뒤를 잇는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발표에서도 하수도는 9년간 땅꺼짐 원인 중 107건(51.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땅꺼짐 사고를 일으킨 하수도관 손상의 주된 원인으로는 시설물 노후화가 지목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내구연한(30년)이 도래하는 하수도는 총 400km에 달한다.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하수도는 매년 100km 내외로 올해부터 2031년까지 총 3957km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물재생계획과 관계자는 “올해 5월 추가경정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 9월부터 18개월간 노후하수도를 조사해 파손 등 불량 개소를 찾아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땅꺼짐 원인인 지하 공동(빈 공간) 조사를 벌이고도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 시는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활용해 서울시 도로 전 구간을 연차별로 정기점검(매년 2200km) 해왔다. 지반침하 우려구간은 추가로 강화된 특별점검(올해부터 연간 5000km)도 실시했다. 이번에 땅꺼짐 사고가 일어난 서울 연희동 성산로 일대도 정기점검 대상 구간에 포함돼 올해 5월 점검했지만 당시에는 빈 공간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물은 주변 물질을 끌고 흘러가는 점성이 있다. 땅속에서 상하수도 손상으로 물이 새어나오거나 지하수가 유입되는 경우 점성으로 흙이 함께 끌려가고, 흙이 있던 자리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싱크홀이 발생하게 된다. 땅을 팠다가 매립한 상하수도관로나 지하매설물 주변은 물이 흐르기 쉽다”며 “굴착 공사 이후 되메우기를 철저히 하고 노후상하수도는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비가 내리기 전후로 지표투과레이더를 통해 지하 공동을 확인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올해 총 5787km를 조사, 공동 559개를 사전 발견해 복구했으며, 꾸준하게 GPR 탐사를 실시해 공동 발견율 및 지반침하 발생 건수는 최근 10년간 감소 추세”라며 “향후 사고 지역과 추가 침하 발견 지역 주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전수 점검을 실시해 안전한 도로환경을 조성하고 현재 서울 시내 대형 건설공사장과 지하차도, 굴착공사 주변 등 침하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면밀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핫클릭]

· 유럽 최대 방산전시회 폴란드 MSPO에서 K2, K9 '잔여계약' 마무리 기대
· [단독] BTS 제이홉, 아페르한강 펜트하우스 분양 후 아래층 추가 매입
· [비즈피플] 김호연 빙그레 회장 '애국' 이미지, 장남 폭행사건으로 먹칠
· MG손보·동양생명·ABL생명…매물 나온 보험사들 '고용 불안' 커지는 까닭
· 서울시 "석촌지하도 싱크홀 9호선 터널공사 원인"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