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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김호연 빙그레 회장 '애국' 이미지, 장남 폭행사건으로 먹칠

폭행 사건으로 여론 싸늘, 승계 작업에도 빨간불 켜지나

2024.09.03(Tue) 11:54:57

[비즈한국]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빙그레가 때 아닌 악재에 직면했다. 빙그레 김호연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이 경찰을 폭행했다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빙과 업계 1위 자리를 노리던 빙그레의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빙그레를 이끄는 김호연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빙그레가 광복절을 맞아 진행한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사진)이 호응을 얻었지만, 김호연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의 폭행 사건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사진=빙그레 홈페이지


#Character(인물) 

 

김호연 회장은 1955년 4월 29일 충남 천안에서 태어났다. 한화그룹 창업주 김종희 전 회장의 차남이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히토쓰바대학 대학원(경제학),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땄다.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1983년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인 김미 씨와 결혼해 2남 1녀를 두고 있다.

 

평소 학구열이 높고, 독서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도 높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빙그레’ 사상에서 영향을 받아 사명을 빙그레라고 지었을 정도다. 1993년 사재를 출연해 김구재단을 설립했고, 2011년 빙그레공익재단을 만들어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Career(경력)

 

1981년 아버지 김종희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며 형인 김승연 회장과 10년간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다 1992년 한화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빙그레의 회장직을 맡았다. 2008년에는 빙그레의 최대주주 타이틀만 유지한 채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정치판으로 향했다. 김호연​ 회장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2010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됐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다시 또 고배를 마셨으나 ‘박근혜 사람’으로 꼽히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정치판에 남았다. 다만 김 회장의 정치 인생은 길지 않았다. 2014년 김 회장은 빙그레 등기이사로 복귀하며 경영인으로 돌아왔고, 6년간의 정치 생활을 정리했다.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 경선캠프에서 활동하던 모습. 사진=비즈한국DB

 

#Capability(역량)

 

김호연​ 회장은 정상 영업이 어려웠던 빙그레를 회생시키며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 김 회장이 빙그레 경영권을 갖게 된 1992년 빙그레의 부채비율은 4200%에 달했다. 계속되는 자본잠식 상태에 회생불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김 회장은 메로나 등 히트 상품을 출시하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2000년대 초에는 회사의 핵심 사업이던 라면 부문을 정리하고, 스낵사업 영업권을 위탁하는 구조조정에도 돌입하며 2004년 부채비율이 54%로 줄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해외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2013년 브라질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해 빙그레의 대표 제품인 메로나, 바나나맛우유, 더위사냥 등의 제품을 판매했다. 해외에서 빙그레 제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빙그레는 사상 첫 영업이익이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독립운동가 집안이라는 점을 활용한 애국 마케팅도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빙그레는 광복절을 맞아 진행한 SNS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으며 화제가 됐다. 또한 김호연​ 회장이 독립운동가 후손을 꾸준히 후원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착한 기업’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또한 가족들과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언론에 노출하며 이미지를 관리해왔다.

 

#Critical(비판)

 

빙그레의 배당정책은 줄곧 논란이 되고 있다. 빙그레 물류 계열사 제때는 실적과 무관하게 매년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제때의 영업이익은 29%, 순이익은 14% 줄었으나 배당금은 전년 대비 18% 늘었다. 제때의 배당금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의 배당금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제때는 김호연 회장의 자녀 3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빙그레가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제때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 역시 빙그레의 고배당 정책으로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올해 94억 원이 넘는 돈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최근에는 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호연​ 회장의 장남 김동환 빙그레 사장이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6월 17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한 채 소란을 피웠고,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김 사장을 지난달 불구속기소했다.

 

#Challenges(도전)

 

김호연​ 회장의 장남 김 사장의 폭행사건으로 빙그레는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빙그레는 그간 ‘애국기업’, ‘착한기업’으로 기업 이미지를 쌓아왔으나, 오너리스크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승계 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 김동환 사장은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해 구매부 과장, 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1월 마케팅 전략 담당 상무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빙그레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사장직에 오르자마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해 김 사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빙그레의 후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는 만큼 김 회장 역시 고민이 커질 것이란 예측이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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