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7일 국무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건전 재정이 재정의 대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의 허리띠를 졸라맴으로써 문재인 정부 당시 불어난 나랏빚 규모를 줄여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힌 것이다. 하지만 세수 결손 사태가 이어지면서 단순히 정부의 지출 감축만으로는 건전 재정에 도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수가 상고하저(하반기 세수가 상반기보다 낮아짐) 상황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는 어려워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확실한 상황이다. 또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통해 예상하는 세수로는 3년 연속 구멍이 날 곳간을 채우기는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2025년도 예산안’과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다. 내년 정부 총지출은 올해(656조 6000억 원)보다 20조 8000억 원(3.2%) 늘어난 677조 4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또 국세수입 예산은 올해(367조 3000억 원)보다 15조 1000억 원 늘어난 382조 4000억 원으로 잡았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은 우리 정부가 세 번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켜온 재정의 대원칙”이라며 “내년 예산안에도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위한 정부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담았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 증가율은 역대 최저였던 올해 증가율(2.8%)보다는 상향 조정됐지만 2년 연속 3% 안팎에 머문 것으로, 윤 대통령의 발언처럼 긴축 재정 기조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등 세입 여건이 좋지 않아 긴축 재정만으로는 건전 재정에 도달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세수는 2021년부터 하반기로 갈수록 세수가 줄어드는 상고하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중 2022년부터는 하반기 세수 감소로 한해 세수가 예산안에서 잡은 것보다 모자라는 세수 결손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세수는 181조 8000억 원으로 그해 전체 세수(344조1000억 원)의 52.8%를 차지했다. 하반기 세수는 상반기보다 19조 5000억 원 줄어든 162조 3000억 원이었다. 하반기에 세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전체 세수는 예산안(314조 3000억 원)보다 29조 8000억 원 많았다.
하지만 세수 상고하저는 2022년부터 세수 결손 사태를 초래하기 시작했다. 2022년 상반기 세수는 218조 3000억 원으로 그해 전체 세수(395조 9000억 원)의 55.1%를 차지했다. 또 예산안(396조 6000억 원)의 55.0%를 차지해 세수가 예산안을 넘어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세수가 상반기에 비해 40조 6000억 원이나 감소한 177조 7000억 원에 그치면서 전체 세수가 예산안보다 7000억 원 부족한 상황을 맞았다.
2023년에는 더욱 상황이 좋지 않았다. 2023년 상반기 세수는 178조 6000억 원으로 예산안(400조 5000억 원)의 44.6%에 그쳤다. 하반기 세수는 상반기보다 13조 1000억 원 줄어든 165조 5000억 원에 그치면서 전체 세수는 344조 1000억 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세수 결손은 56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좋지 않았던 세수 부족 사태가 하반기에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악화하면서 세수 결손 규모가 확대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세수는 168조 6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예산안(367조 3000억 원)의 45.9%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해 목표치의 절반도 못 거둬들인 것이다. 하반기에 상반기만큼 세수를 거둬들인다고 해도 30조 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상반기 세수부진 흐름이 하반기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수 및 수입 둔화 등을 하반기 세입 여건 악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2024년 국세수입은 하반기 세입 여건들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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