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손해보험사 상반기 '민원 왕'은 현대해상·DB손보·삼성화재…각 3000건 넘어

2분기부터 개선된 기준 적용했지만 전년 대비 3% 감소 그쳐…보험협회 민원 처리 추진 두고도 논란

2024.08.27(Tue) 16:40:40

[비즈한국] 금융당국이 ‘민원 왕’ 보험업계의 신뢰회복과 혁신에 나선 가운데, 올해 손해보험사의 민원 현황이 주목된다. 손해보험협회에 공시된 상반기 민원 건수를 살핀 결과, 2분기부터 공시 기준이 완화됐지만 민원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의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해 보험개혁회의를 출범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업계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곳은 보험업계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보험 민원은 전체 금융 민원의 절반이 넘고(2023년 기준 53%), 민원 평균 처리 기간은 매년 증가(2019년 30.1일 →2023년 62.5일)하고 있다. 업계에선 보험사가 과도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관행이 되는 등 소비자 신뢰를 잃은 탓이 크다고 짚는다. 통상 손해보험사에서 보험금 관련 분쟁이 잦아 민원도 생명보험사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이렇다 보니 손해보험협회에서는 매 분기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민원 건수를 공시하고 있다. 이때 민원이란 보험사나 금융감독원, 한국소비자원에 서면(방문·우편·팩스) 또는 전자매체(홈페이지·이메일)로 의사표시를 해 접수된 건을 의미한다. 그중 중복·반복 민원, 단순 상담, 질의 사항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며 금감원과 소비자원으로 접수된 대외 민원 중 ‘피해 구제’에 해당하는 것만 공시 대상에 포함한다.

 

여기에 올해 2분기부터 협회가 민원 공시 기준을 변경하면서 보험사는 민원 건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손보협회가 6월 30일 제정한 신규 공시자료 작성 매뉴얼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들어온 민원 중 ‘합의 취하’한 민원과 ‘임의 철회’한 민원(민원인 임의 철회, 이첩 등)일 경우에도 공시 대상으로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규 기준으로 공시했음에도 올해 상반기 민원 건수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신규 기준으로 집계한 2024년 상반기 손보사 민원은 1만 9804건으로, 공시 기준을 완화하기 전인 2023년 상반기(2만 460건) 대비 3.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23년 손해보험사 전체 민원은 2022년 대비 16.7% 줄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손해보험사 중 상반기 민원 건수 상위 3곳은 현대해상(3484건), DB손보(3395건), 삼성화재(3298건)로 18개 손보사 중 3개 사만 3000건을 넘겼다. 3개 사는 2023년 연간 민원 건수로 각각 1~3위(현대해상, 삼성화재, DB손보 순)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상반기 민원 건수 4~8위는 KB손보(2940건), 메리츠화재(2716건), 한화손보(1190건), 흥국화재(706건), 롯데손보(605건) 순으로, 2023년 상반기와 동일한 순서를 유지했다. 9위부터는 지난해 MG손보(전년 372건)에서 농협 손보(328건)으로 바뀌는 등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더불어 올해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28건, 17위)도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1분기 대비 2분기 민원 증가율은 카카오페이손보가 267%(6→22건)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캐롯손보 25.0%(44→55건), 서울보증 15.9%(63→73건), 한화 손보 9.1%(569→621건) 순으로 이었다. 감소율 순으로는 롯데손보가 –26.6%(349→256건), 농협손보가 –26.5%(189→139건)를 기록했다.

 

신규 공시 기준을 적용하면서 1분기 민원 수는 손해보험사별로 최소 0개에서 최대 190건까지 차이가 났다. 민원 상위 3개 사의 경우 기존 기준 대비 신규 기준 1분기 민원 수는 현대해상 190건(1970→1780건), DB 손보 34건(1721→1687건), 삼성화재 151건(1818→1667건)씩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한편 보험업계의 민원이 고질병으로 지적되자 금융당국이 팔을 걷고 나섰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5월 7일 학계, 유관기관, 연구기관, 보험사, 보험협회 등 보험 산업 관련 주체를 모아 ‘보험개혁회의’를 출범했다. 보험 산업의 정체를 막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업계 혁신을 이끄는 것이 출범 목적이다.

 

금융당국은 주요 과제별로 △신(新) 회계제도반 △상품구조반 △영업 관행반 △판매 채널반 △미래 준비반으로 업계, 학회와 함께 실무팀을 구성했다. 올해 말까지 매월 회의를 개최해 10대 추진 전략과 60개 이상의 개혁 과제를 이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8월 8일 열린 보험개혁회의에서는 민원 해결을 위한 보험 산업 신뢰도 제고 방안이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금감원에 들어온 민원 중 단순 불만·질의, 계약자와 무관한 민원 등의 분쟁성 민원은 보험협회에 이첩하고, 보험협회에 민원처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보험업법 시행령과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금감원과 협회 간에 민원 처리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미 21대 국회에서 동일한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추진했다가 불발된 바 있다. 개정안에는 보험협회가 일반 민원을 상담·처리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협회의 민원 처리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남았다. 앞서 보험업법 개정안을 검토한 정무위원회는 “보험협회가 회원사인 보험회사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임을 고려할 때, 보험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민원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4월에도 국회에서 유사한 법안이 나오자 금융소비자연맹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남매의 난' 패배해 아워홈 떠난 구지은, 캘리스코 사내이사 복귀
· 발열클리닉이 과연 '응급실 대란' 막을 수 있을까
·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주5일제 도입에 '우려' 나오는 까닭
· 금융범죄 급증하는데 보상은 찔끔…'피싱보험' 활성화 안 되는 이유
· [단독] "펫퍼민트 잡아라" 삼성화재 펫보험 '우다다' 상표 출원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