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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찍고 유럽으로? 만년적자 SK 원스토어 글로벌 진출 초읽기

유럽 '반독점 규제' 흐름이 기회, 연내 공식 출시 계획…"국내 기반 더 탄탄히 해야" 지적도

2024.08.23(Fri) 10:23:42

[비즈한국] 애플이 고집하던 폐쇄형 생태계에 균열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가 해외 활로 찾기에 나선다. 지난해 공모가가 낮아 상장을 철회한 원스토어는 모회사 SK스퀘어의 아픈 손가락이다. 원스토어는 네이버와 이동통신 3사가 합심해 출범한 2016년만 해도 해외 사업자에 견줄 토종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애플과 구글 틈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만년 적자와 고꾸라진 투심을 반전시키기 위해 원스토어가 꺼낸 카드는 게임 부문 강화를 통한 해외 진출이다. 원스토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까. 

 

애플의 폐쇄형 생태계에 균열이 예고된 가운데 SK스퀘어의 자회사 원스토어가 해외 활로 모색에 나선다. 서울시 중구 SK스퀘어 본사 T타워. 사진=SK스퀘어 제공

 

#‘유럽 한정​ 독점 막힌 애플, 기회 열린 제3자 마켓

 

유럽연합(EU)이 앱 생태계 독점을 막기 위해 ‘디지털시장법(DMA)’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앱 마켓 시장에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유럽 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 앱스토어를 대체하는 서드파티 앱 마켓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유럽 내에서 앱스토어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앱 마켓은 포트나이트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웹에서 바로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알트스토어’를 포함해 ‘앱토이드’, ‘모비벤션’과 ‘셋앱 모바일’ 등 총 5개다. 이는 2007년 아이폰이 세상에 나오고 이듬해 앱스토어가 출시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다운받을 수 있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16일 유럽 지역 한정으로 아이폰 이용자들도 iOS 기기에서 자사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출시했다. 애플과 악연을 이어가는 에픽게임즈의 자체 앱 마켓 출시는 상징적이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에 앱스토어 자사 결제 시스템 이용을 의무화하고 거래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겨왔다. 에픽게임즈는 이에 반발하다 앱스토어에서 퇴출됐고 애플의 반경쟁 관행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앱스토어를 통한 구독만 가능한 스포티파이도 자사 웹사이트 기반 음원 구독 서비스를 예고했다.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 역시 이 같은 변화의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 글로벌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 게임사들의 공략지로 떠오른 대만이 시작이다. 대만은 엔데믹 이후에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주요 시장 중 하나다. 원스토어는 대만 최대 규모 게임 퍼블리싱 기업 해피툭과 제휴해 현지 최적화한 앱 마켓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올해 4월 개발자 센터를 통해 대만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개발사들의 앱 등록 절차를 시작했고 현재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출범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연내에 시범 사업을 마무리 짓고 공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만 해피톡과의 플랫폼 라이선스 및 서비스 계약식에 참석한 전동진 원스토어 대표(왼쪽). 사진=원스토어 제공


전동진 원스토어 대표는 올해를 원스토어의 글로벌 확장 원년으로 꼽았다. 지난해 원스토어가 첫 해외 법인을 세운 싱가포르 등이 다음 타자로 거론된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로 뻗어나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구글과 애플에 대한 규제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저렴한 수수료 정책을 앞세워 해외 시장 안착을 꾀하는 모습이다. 앞서 원스토어는 지난해 네덜란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앱마켓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 시기 크래프톤으로부터 투자 유치한 약 200억 원도 원스토어의 해외 경쟁력 지원 성격으로 알려졌다.

 

#국내서 기 못 펴는 원스토어, 큰물에선 될까 

 

알파벳(구글), 애플 등을 겨냥한 반독점 규제 흐름이 원스토어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는 관련 규제가 유럽 지역 내 iOS 기기에 한정되지만 제3자 앱 마켓 도입 의무 본격화로 애플의 철옹성에 계속 금이 가면 원스토어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4월 구글이 국내에서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원스토어를 배제하고 플레이스토어에 독점 출시를 유도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은 만큼 원스토어 역시 빅테크의 변칙적인 반경쟁 행위에 위축된 면이 있다. 

 

개편된 내용은 앱 개발자와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 외 다른 앱 마켓에서 iOS 앱을 배포,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과 공정 경쟁을 강조해 온 EU가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을 제어하기 위해 내놓은 규제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

 

사진=원스토어 홈페이지

 

앱 마켓 시장은 ‘선점우위 효과’가 특히 큰 분야로 꼽힌다. 뒤늦게 빅테크와의 경쟁에 뛰어든 원스토어가 출발부터 가지고 있던 한계이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는 “앱을 여러 마켓에 올리려면 버전도 달리하고 관리 업무도 따로 처리해야 한다. 반면 점유율이 5~10%로 낮아 다운로드 수가 미미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적어도 큰 메리트가 없다. 일차적으로 게임사, 앱 개발사에서 (원스토어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애플의 이번 정책 변화가 EU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규제는 제한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반독점 제재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 자체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회사는 743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손실 47억 원을 기록하며 지속된 적자를 끊어내지 못했다. 앱스토어는 출범 이후부터 8년간 연속 적자에 빠져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억 원, 순손실은 333억 원이었다. 2022년 상장 실패 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으며 한 차례 위기를 넘겼지만 2028년으로 미룬 기업공개(IPO) 전까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다만 해외 진출이 해답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본토는 시장 규모가 크지만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해외 전략도 국내 기반을 탄탄히 한 후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연한 조직을 갖추고 국내 게임 앱 생태계에 대해 더 디테일하게 침투하는 방안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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