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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답이 없다" 환자 늘어나는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 우려

통상 연휴 기간 응급환자 2배 증가…병상 줄인 병원은 4배 늘어 "평시와 같을 수 없는 상황"

2024.08.22(Thu) 17:11:23

[비즈한국] 최근 충북에서 한 임산부가 응급실을 헤매다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지며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구급대가 청주와 천안의 병원 4곳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모두 “어렵다”며 거절을 당했다. 음성과 진천에는 임신부를 수용할 병원이 없었고,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은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응급실 대란’은 이제 모두가 다 아는 현실이 됐다. 이번 추석 연휴가 응급의료센터에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된 지난 3월 6일 오전 서울 시내 대학병원 응급실 대기실이 폐쇄된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중증 환자 중심으로 이미 축소 운영”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병원)과 주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추석 연휴 응급실 정상 운영을 준비 중이다. 병원 대부분은 “시간·인력 축소 운영 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빅 5 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면 중증 환자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축소 없이 그대로 운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빅5 병원 관계자는 “아직 공지가 내려온 바 없다.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 추석 전주에나 당직을 포함한 계획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이미 축소 운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대구·경북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현재 경증 환자는 받지 않​고 중증 환자만 받으며 축소 운영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도 지금처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다른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도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중증 환자 위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그럼에도 현재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응급실 상황이 평시 때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휴 기간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응급실이 아닌 외래 진료의 경우도 정상 운영하는 병원이 지난 설 연휴보다 수가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연휴 기간에는 병원들이 외래 진료를 운영하지 않거나 일부 날짜에만 운영한다. 현재 외래 진료 담당 교수들이 응급실에 투입되는 상황이라 이들이 연휴 기간에 정상 진료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응급실은 연휴에도 변동 없이 24시간 돌아갈 예정”이라면서도 “응급실 운영이 이전처럼 원활하지 않기에 외래 진료 일정은 다음 달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응급실 환자 수 계속 증가​진찰료 올리고 수가 가산한다지만 과연?

 

그동안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는 연휴 기간 민간 의료기관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해왔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 응급의료센터 178개소의 환자 내원 수는 약 9만 건으로, 하루 평균 약 2만 1000건이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7만 1000건(일평균 1만 8000건), 2022년 7만 4000건(일평균 1만 9000건)으로 증가세다. 보건복지부는 “명절 당일과 다음날에 이용이 가장 많았으며, 평상시와 비교하면 평일의 1.6배, 주말의 1.2배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증 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수도 평시 대비 △장염 2.9배 △복통 1.7배 △감기 1.5배 등으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지난 2월 20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응급실 병상 포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응급실은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꾸준히 인력 부족에 시달려온 만큼 병원들이 이번 추석 연휴에도 늘어나는 환자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인력 부족 등으로 응급실 병상을 줄인 곳은 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2월 21일 6곳에서 7월 31일 기준 24곳으로 늘어났다. 이미 5월부터 병상을 축소한 곳이 20곳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3월께 잠시 감소했던 응급실 이용 환자 수는 4월부터 다시 늘어 △4월 49만 4758명 △5월 52만 9130명 △6월 52만 8135명 △7월 55만 784명으로 증가세다. 

 

정부는 22일 경증 환자가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할 경우 본인부담금을 상향하고, 응급실 진찰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응급실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응급의료센터 전담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건비 지원도 강화한다. 추석 연휴 기간 진료체계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유행 지속 시 더 많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평년보다 많은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겠다”며 “연휴 기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응급진찰료 수가 가산도 기존 응급의료기관 408곳에서 응급의료시설로 확대 적용해 경증 환자를 최대한 분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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