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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으로 주목받는 금단의 무기 '집속탄', 수출해도 될까

정세 불안한 동유럽, 중동에서 관심…금지 협약 미가입한 한국 방산업체에 문의 급증

2024.08.22(Thu) 17:37:27

[비즈한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집속탄’이 주목받고 있다. 155mm 등 일반 포탄의 재고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한 발당 파괴력·살상력이 훨씬 큰 집속탄의 효율성에 관심이 쏠리는 것. 문제는 집속탄이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비인도적인 무기로 유엔(UN)에서 ‘사용과 보유 및 제조’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집속탄을 만들던 해외 방산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멈춘 상황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북한과 정전 중이라는 이유로 UN 집속탄 금지 협약에 서명하지 않고 고품질의 집속탄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전쟁 위기감을 느낀 러시아 주변 동유럽 국가와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중동 국가에서 집속탄 수입을 타진하는 터라 우리나라와 수출 계약을 맺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리투아니아는 지난 7월 집속탄 금지 협약에서 탈퇴했다. (사진=war peace and u 텔레그램 출처)

 

러시아에 인접한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집속탄 금지 협약에서 지난달 탈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리나스 카스치우나스 리투아니아 국방부 장관이 탈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치우나스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집속탄과 관련한) 규칙을 따르지 않은 것 때문에 협약을 탈퇴했다고 설명하면서 폴란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 러시아 인접국에 집속탄 공동 구매를 제안했다. 

 

집속탄 금지 협약(CCM)은 집속탄의 사용과 보유 및 제조를 전면 금지하는 UN 국제협약이다. 2019년 4월 26일 기준 119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105개국에서 발효됐다. 14개 국가는 서명만 한 상태다. 

 

집속탄은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대량 살상무기다. 목표물만 타격하지 않고 주변까지 폭발이 분산되기에, 장갑차뿐만 아니라 벙커까지 폭파하는 위력으로 과거 여러 국가들이 애용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이 집속탄을 사용해 레바논의 많은 민간인이 살상되면서 국제적인 지탄을 받았다.

 

결국 2010년 38개국이 모여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을 발표했고 같은 해 8월에 발효됐다. 현재 세계 120여 개국이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 우리나라는 이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국제 여론을 의식해 ​2010년 ​생산을 중단했고 이를 대체하는 신형 탄약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12년 6월 포천승진 사격장 통합화력시범 훈련에서 집속탄을 터뜨린 모습. 사진=공군 출처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집속탄 사용이 다시 늘고 있다. CNN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우로자인 마을에서 후퇴하면서 집속탄 포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집속탄을 사용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집속탄 제공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거절됐지만, 결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 등을 고려해 지원을 승인했다. 집속탄을 탑재한 미국의 에이태큼스(ATCMS) 미사일은 러시아 방공망과 공군기지를 무력화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탄약 비축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속탄이 우크라이나의 화력을 보충할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튀르키예의 경제외교정책연구센터 국방 연구 책임자인 칸 카사포글루는 “집속탄이 전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집속탄이 세계적으로 다시 조명받고, 수요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정세가 불안정한 ​러시아 인접 동유럽과 중동에서 적극적으로 집속탄에 관심을 표명하는 상황이다. 현재 집속탄 금지 협약에 미가입한 국가끼리는 수출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불발률이 적은 고품질의 집속탄을 생산하는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와 풍산 등 한국 방산 기업에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동유럽 국가에서 수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CCM 협약으로 인해 수출에 제약이 있다. 비인도적 살상 기술, 즉 민간인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국내 기업들의 유도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불발률이 1% 미만으로 정교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록히드마틴 등 미국 기업들 역시 다양한 기술을 통해 협약에 위배되지 않는 집속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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