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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온라인 매출 늘었는데 왜 '좋은 말' 안 나올까

도심 요지 점포와 익스프레스도 매각 진행…최대주주 MBK '매각 위한 몸값 올리기' 관측

2024.08.20(Tue) 16:58:27

[비즈한국] 대형마트 업계의 침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홈플러스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에만 전념하다 보니, 시장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오프라인 점포 수를 줄여 나가는 분위기다. 서울 강서구 화곡로에 있는 홈플러스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투자보다 매각에 집중,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

 

최근 홈플러스는 온라인 사업 부문의 성과가 긍정적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익스프레스 매장 기반의 즉시배송 서비스에 대한 고객 호응도가 높으며,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홈플러스 점포에서 상품을 배송하는 ‘마트직송’ 서비스도 매출이 늘었다고 강조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작년 홈플러스 전체 매출이 약 7조 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1조 3000억 원이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전년(1조 원) 대비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홈플러스 점포에서 상품을 배송하는 ‘마트직송’과 익스프레스 매장 기반의 ‘즉시배송’, 개별 셀러가 입점해 상품을 택배로 배송해주는 ‘택배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마트직송과 즉시배송은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택배배송은 일반 셀러의 참여로 운영된다.

 

홈플러스는 최근 외부 셀러가 입점해 판매하는 ‘택배배송’ 서비스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택배배송 채널에 신규 입점하는 판매자에게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하며 셀러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홈플러스 측은 온라인 사업을 위한 투자 측면에서 택배배송 서비스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앞서의 관계자는 “택배배송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행보를 두고, 온라인 사업 본격화를 위한 투자 목적으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마트가 이전에 택배배송 쪽을 확대했으나 매출이 나오지 않아 포기한 바 있다.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하기에는 홈플러스 플랫폼은 규모가 작아 사업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점포를 크게 줄이고 익스프레스 매각도 추진 중이다. 매각을 위해서는 사업의 안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이라며 “택배배송 사업도 실질적으로 키우려는 의도보다는 보여주기식의 이커머스 사업 구색 맞추기에 불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홈플러스는 비용 감축을 위해 광고비 사용 등을 줄여왔으나, 최근 매출 확대를 위해 광고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홈페이지

 

#투자금 회수에 마음 급한 MBK, ‘업의 진정성’엔 의문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사업의 투트랙 전략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냈다. 오프라인 부실 점포를 정리해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동시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의 퀵커머스 사업인 즉시배송 서비스는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긍정적 성과도 보인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1월 163만 명 수준이던 월 사용자 숫자는 지난해 3월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겼고, 지난달 기준 월간 앱 사용자 숫자는 216만 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우려가 커지는 부분은 장기적인 경쟁력이다. 대형마트 업계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경쟁사들과 달리 투자 의지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이종우 교수는 “마트의 경쟁력은 바잉파워(상품 기획력)다. 좋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투자해야 하는데, 홈플러스는 온라인 사업에 투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홈플러스 매장을 방문하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느껴질 정도다. ‘업의 진정성’을 갖고 투자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부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작업에 나섰으나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사진=홈플러스 홈페이지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점포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2월, 6월에는 부산 서면점과 서울 목동점이 폐점했고, 이달 18일 서대전점도 문을 닫았다. 안양점도 이달 말 폐점이 예정됐다. 내년에는 안산 선부점이, 2026년 상반기 중에는 동청주점도 문을 닫게 된다. 이 외에 광주 계림점, 내당점, 동대문점 등 11곳의 추가 폐점도 확정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오프라인 점포들은 대부분 도심 요지에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런 요지 점포들만 매각해도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리라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적자 점포 위주로 매각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부동산 가치가 있는 점포 중심으로 매각하고 있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온라인 사업 등에 투자한다는 입장인데, 그보다는 투자금 회수 목적이 클 것으로 보는 견해가 크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SSM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6월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홈플러스 내부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익스프레스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매각을 위해 외부적으로 보이는 수치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홈플런 등의 대규모 세일 등도 이어가는 것”이라며 “그동안은 광고비도 크게 줄여왔는데 최근에는 광고 등에 투자하는 금액이 커졌다. 매각을 위해 일단 매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용구 교수는 “현재 소비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태인데, 무리하게 매출을 올려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팔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오프라인 소매업이 사양산업인 만큼 제값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매장 투자 등으로 사업을 키운 뒤 다른 시점을 노리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홈플러스 측은 “아직 매각 초기 단계로 구체화한 것은 없다. 현재는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 검토 중인 단계”라며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각 작업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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