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인터파크트리플에 통합' 뒤숭숭한 야놀자 플랫폼 직원들

'조직 개편과 신사옥 이전 노림수 아닌가' 시끌…작년 클라우드 사업 개편 논란 재현될까 우려도

2024.08.20(Tue) 16:23:49

[비즈한국] 여행·숙박 플랫폼을 운영하는 야놀자그룹이 인터파크트리플과 야놀자 플랫폼의 법인 통합을 발표했다. 야놀자그룹은 국내외 여행·숙박 플랫폼 시장이 포화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갑작스러운 통합 소식에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야놀자그룹이 중장기 전략으로 연내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의 조직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야놀자 제공


야놀자그룹은 19일 B2C 플랫폼 사업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연내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고, 신규 통합 조직은 ‘NOL(놀) 유니버스’ 생태계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숙박·레저 중심의 야놀자와 항공·공연 중심의 인터파크트리플을 결합해 메가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취지다.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해 초개인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같은 날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전체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B2C의 월등한 능력과 가능성을 제대로 발휘하고자 한다”며 “야놀자그룹의 핵심 가치인 여러분을 믿고 새로운 NOL 유니버스의 시작을 함께하고 싶다”라며 이 같은 계획을 알렸다.

 

야놀자는 현재 △플랫폼 부문 △클라우드 부문 △인터파크트리플 부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야놀자는 2021년부터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조직 개편을 해왔다. 그해 6월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모은 신규법인 ‘야놀자 클라우드’를 출범했고, 10월에는 인터파크 지분 70%를 약 2940억 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 이후 렌터카 부문은 캐플릭스에, 쇼핑과 도서 부문은 물적 분할로 인터파크커머스를 설립해 큐텐에 매각하는 등 항공·공연 부문을 남기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2022년 6월에는 개인 맞춤형 여행 플랫폼 트리플과 인터파크를 합병하면서 지금의 인터파크트리플 법인을 설립했다.

 

그런데 야놀자 플랫폼-인터파크트리플 조직 통합을 앞두고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이 조직 통합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지만 ‘업계 경쟁이 치열해 혁신해야 한다’ 등의 배경만 설명할 뿐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아서다. 야놀자는 오는 30일까지 임직원의 질의응답을 받아 2차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직원들은 통합의 형태와 인력 배치를 두고 불안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놀자 플랫폼 중 어느 부서가 분리될지, 중복 부서와 직군의 인원을 유지할지 알 수 없어서다. 야놀자는 2023년 9월에도 클라우드 사업의 조직을 개편하면서 일부 직원을 계열사로 전환 배치해 논란이 일었다. 야놀자 플랫폼이 자회사인 인터파크트리플로 흡수되면 처우나 복지가 달라질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야놀자 플랫폼 관계자는 “조직 통합 구조나 통합 플랫폼 출범 등에 관해 결정된 것이 없다. 회사 구성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통합 조직으로 인력 배치를 하기 전에 임직원과 소통하며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다.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의 통합을 두고 신사옥 이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사진은 배보찬 야놀자 플랫폼 부문 대표. 사진=연합뉴스

 

갑작스러운 조직 통합이 판교 신사옥 이전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야놀자그룹은 인터파크를 인수하면서 인터파크가 투자했던 판교 제2테크노밸리 신사옥까지 손에 쥐었다. 하지만 7월 경기도주택도시공사가 인수 이전에 제출된 신사옥 사업계획서에 따라 인터파크트리플이 아닌 야놀자는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야놀자 테크 인력의 신사옥 입주가 무산됐다. 이에 야놀자 플랫폼 인력을 분리해 인터파크트리플과 합쳐 판교 입주를 위한 별도의 법인을 만들려고 한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

 

현재 야놀자 본사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삼성역 인근에 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있어, 만약 야놀자 플랫폼 인력이 대거 신사옥으로 가게 될 경우 장거리 거주자에게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놀자는 지난해 4월에도 대표적인 복지였던 상시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출근을 병행한다고 발표해 임직원의 반발을 샀다.

 

야놀자 전 계열사와 인터파크트리플 노동조합인 ‘Y-유니온’(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야놀자인터파크지회)의 엄주일 지회장은 “재택근무 폐지로 피해를 본 직원과 대치동 근무를 염두에 두고 집을 구한 직원 등의 혼란이 크다”며 “신사옥으로 인력을 옮긴다면 셔틀버스 외에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야놀자 측은 신사옥 입주를 위한 통합이라는 의견에 “전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플랫폼 시장에서 규모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와도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B2B(클라우드 분야)뿐만 아니라 B2C(예약 플랫폼)도 글로벌 시장에 나가자는 목표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엄 지회장은 “회사가 작년부터 제대로 소통하지 않은 채 복지·근무 제도를 변경하거나 추진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구성원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직원들이 이번 조직 통합에 불안해하는 이유”라며 “회사가 부당한 결정을 내린다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핫클릭]

· 120억 에테르노청담 분양받은 20대, 알고보니 재벌가 3세?
· '핀다'가 품은 상권분석 서비스 '오픈업', 소상공인 반발하는 까닭
· 산부인과 수가 늘렸는데 '분만 중단' 왜 계속 늘어나나
· 플랫폼 편리함 뒤엔 콜센터 상담사의 '불편한 현실'
· 국감서 상생 약속한 '야놀자', 업주 불만 여전한 까닭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