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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은 아닌데, 가격이…" LG유플러스는 '너겟'으로 무얼 노리나

선납 무약정 방식으로 MZ 5G 수요 공략…LGU+ 정규 요금제와는 혜택 등 차등 적용

2024.08.14(Wed) 17:24:22

[비즈한국] 정부와 통신업계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두고 긴 씨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동통신3사의 온라인 요금제 전략 변화가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업계 최초 2만 원대 5세대(5G) 요금제’ 타이틀을 챙겼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요고’와 ‘너겟’으로 브랜드화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이벤트성으로 시작했던 너겟을 최근 정식 상품으로 개편하고 업계 최저 ‘2만 원대 6GB’ 가격을 적용하는 등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저마다 온라인 요금제 전략을 새롭게 꾸리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자사 플랫폼 너겟을 앞세운 통신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너겟 캡처


#‘2만 원대 5G​ 1000원 간격 요금제로 선택권 촘촘히 

LG유플러스는 자사 플랫폼 너겟을 통해 통신3사 중 가장 저렴한 2만 6000원짜리 6기가바이트(GB) 5G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같은 데이터 용량 기준 기존 최저가였던 SK텔레콤 ‘다이렉트 5G 27’보다 1000원 낮은 가격이다. KT는 5G 5GB를 3만 원에 제공하는 ‘요고30’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이는 지난 6월 LG유플러스가 너겟을 정식 요금제로 채택하며 전반적으로 체계를 손 본 영향이다. LG유플러스는 1GB부터 24GB 및 무제한까지 16종이었던 기존 가격 구성을 개편해 6GB부터 50GB 및 무제한 요금제 총 18종으로 선택지를 늘렸다. 3만 원대 초반이었던 1·3·5GB 요금제는 사라졌고 요금제별 데이터 제공량이 확대됐다.  

너겟은 모바일 앱 전용 통신 서비스로 후불이 아닌 선납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요금제 변경과 해지가 자유로운 무약정 상품이다. 주요 타깃층은 MZ세대다. 무약정과 선납 방식을 결합해 ‘남아서 버려지는’ 데이터 비용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너겟은 최저 데이터 제공량과 기본 가격을 줄이고 부족한 만큼만 데이터를 추가 구매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LG유플러스의 경량 상품 ‘5G 슬림+(9GB 47000원)’나 ‘5G 미니(5GB 37000원)’ 등과 비교해도 가성비가 낫다. 쓰다 남는 데이터는 환불도 가능하다. 최소 8GB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기존의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보다 낮은 수준으로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선택권이 생긴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디지털통신 플랫폼 ‘너겟’의 통신 요금을 전면 개편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알뜰폰 수요 잡고 2위 KT 압박할까

요금제 세분화가 핵심인 너겟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 속에서 탄생했다.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내놓는 등 통신비 인하를 거듭 요구하자 LG유플러스는 너겟 프로모션 요금제로 가장 먼저 새로운 형태의 가격 정책을 선보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통신3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주문한 뒤 중간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런 걸 3위 사업자가 해야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혁신적인 방법인 것 같다”며 “통신 3사간 경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게 정책 목표인데 처음으로 적합한 요금제가 나온 것 같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다만 정규 개편 후 1·3·5GB의 저용량 요금제가 사라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개편 전 비슷한 가격 대비 더 많은 데이터를 기본 제공하지만, 저용량 요금제의 경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유지하기보다 선택권을 없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만 원에 1GB를 제공하던 것을 그보다 더 저렴한 2만 6000원에 6배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데이터를 드린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사진=비즈한국DB


너겟은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통신의 디지털화’ 전략 전면에 서 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요금제 너겟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가입 비중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고객 이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통합 앱 및 앱 생태계 구축을 통해 온라인 채널 가입 요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선납 기반의 너겟의 성공 여부가 선불요금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사용량에 부합하는 요금제 설계의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저가 세분화 전략으로 전통적인 2위 사업자 KT를 압박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 5월 무선 통신서비스 가입 회선 수는 LG유플러스가 734만 명 규모로 KT(1005만)를 271만 회선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통신비 절약을 원하는 기존의 알뜰폰 이용자 수요를 끌어안고 KT를 압박하거나,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보다 1천 원 낮은 최저 요금제를 내놓은 것처럼 통신시장 내 경쟁이 다시 활성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너겟은 LG유플러스의 정규 상품과 별도로 운영되는 사실상 ‘세컨 브랜드’ 서비스로, 착신전환 서비스나 통신비 납부 내역을 확인하는 핀테크 서비스 등과는 연계되지 않는다. 오는 4분기 도입 예정인 아이폰용 통화 녹음 앱 등도 너겟에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너겟은 선납 방식의 특수한 요금제 구조로, LG유플러스의 정규 상품과는 아예 다른 요금제다. 멤버십 혜택 등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기점으로 은퇴자 규모가 확대되고 불황 시기에 통신 분야에서도 저가 시장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가 서비스 비중이 컸던 통신 상품에도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경량화가 본격화되며 합리적 소비자를 잡기 위한 경쟁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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