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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달러도 서울역서 환전" 신한은행 '쏠 트래블 라운지' 가보니

인천공항 환전소 탈락 후 도심에 확대, 국내 최초 10개 외화 인출…은행들 외환 경쟁 '눈길'

2024.08.13(Tue) 14:53:40

[비즈한국] 금융업계의 외화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한은행이 ‘쏠(SOL) 트래블 라운지’를 열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지점과 환전소를 철수한 신한은행은 공항철도에 외화 ATM을 설치하고 쏠 트래블 라운지를 만들며 도심 내 환전소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해외여행 특화 카드와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을 내건 가운데 신한은행이 선두에 설지 주목된다.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10종 통화를 수령할 수 있는 ‘쏠 트래블 라운지’를 공항철도 서울역에 설치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12일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10종 통화를 수령할 수 있는 ‘쏠 트래블 라운지’를 오픈했다. 쏠 트래블 라운지의 외화 ATM에서는 미국 달러(USD), 일본 엔(JPY), 유럽 유로(EUR), 중국 위안(CNY) 기본 네 종류 통화와 더불어 태국 바트(THB), 필리핀 페소(PHP), 베트남 동(VND), 싱가포르 달러(SGD), 대만 달러(TWD), 호주 달러(AUD) 6종까지 지원한다. 시중은행 외화 ATM 중 10종 통화를 모두 취급하는 곳은 신한은행의 쏠 트래블 라운지가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서울역과 강남구 역삼동(논현동점)에 쏠 트래블 라운지를 열었다. 서울역점은 공항철도 서울역 지하 2층의 도심공항터미널 앞에, 논현동점은 신논현역 5번 출구 앞 빌딩에 입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홍대입구역 공항철도 지하 2층(5번~7번 출구 사이)에도 외화 ATM을 설치했다.

 

13일 ​비즈한국은 ​직접 쏠 트래블 라운지 서울역점에서 원화를 일본 엔화로 환전해봤다. 라운지 내 외화 ATM은 신규 모델로 △모바일 신청 환전 수령 △바로 환전 △항공사 승무원 전용 외화 인출 서비스 세 가지를 지원한다.

 

취재진은 전날(12일) 신한은행 ‘쏠 뱅크’ 앱의 ‘쏠편한 환전’을 통해 일본 엔화 1만 5000엔 환전을 신청했다. ATM 화면의 ‘모바일 신청 환전 수령’을 누르자 ‘현금 출금 카드’를 넣으라는 메시지가 떴다. 쏠 트래블 체크카드로 본인인증을 거쳐 신청한 엔화 내역을 선택하고 권종을 고르자 바로 1만 5000엔을 손에 쥐었다.

 

​달러·유로·엔화·위안화 ​기본 4종 통화를 사전 신청 없이 바로 환전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출금 시점의 환율을 적용해 현금 입출금이 가능한 카드로​ 원화 계좌에서 즉시 환전할 수 있다. 기기 이용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로, 달러·유로·엔화·위안화 등이 급하게 필요할 때 라운지를 찾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기본 4종 통화 외에 태국 바트 등 추가 6종 통화를 출금하는 것은 쏠 트래블 라운지의 신규 ATM에서만 가능하다. 현장에서 만난 ATM 개발·관리 업체인 효성티앤에스 측에 따르면 신규 기기는 향후 20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올해 핵심 거점이던 인천국제공항에서 점포를 빼면서 외화 ATM 등으로 환전 특화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때 입점한 신한은행은 2023년 말 은행 사업권 입찰에서 탈락해 현재는 공항 내부 영업점과 환전소, ATM 기기를 모두 철수했다. 신한은행이 떠난 자리에는 KB국민은행이 2033년 12월까지 ​최대 10년간 영업한다.

 

신한은행은 환전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심공항이나 역사가 아닌 곳에도 쏠 트래블 라운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논현동점의 경우 내부 조사 결과 환전 수령이 많은 주요 거점 지역으로 선정됐다”며 “향후 주요 환전 거점을 위주로 쏠 트래블 라운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항철도 서울역에 설치된 쏠 트래블 라운지 ATM에서 엔화를 환전해봤다. 사진=심지영 기자

 

금융권의 외환 서비스 경쟁은 올해 1월 토스뱅크가 ‘평생 무료 환전’을 제공하는 외화통장을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외화를 살 때와 팔 때뿐만 아니라 외화통장과 연동된 체크카드가 있으면 해외에서 결제를 하거나 현금을 인출할 때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 무료의 포문을 열면서 시중은행에서도 수수료 혜택을 적용한 해외여행 특화카드를 앞다퉈 내놨다.

 

신한은행은 올해 2월 ‘쏠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하면서 외화 서비스 경쟁에 발 빠르게 동참했다. 신한은행이 신한카드 함께 출시한 이 카드는 30종 통화의 환전 수수료가 무료로, 쓰고 남은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는 수수료의 50%가 면제된다. 신한은행은 달러와 유로를 연동된 외화통장에 넣으면 달러에는 연 2%, 유로에는 연 1.5%의 이자를 지급해 이자 0%인 토스뱅크와 차별점을 뒀다. 쏠 트래블 체크카드가 출시 한 달 만에 발급 30만 장이 넘는 등 가입자를 빠르게 모으면서 신한은행은 7월 신용카드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업계 경쟁자인 카카오뱅크와 전략적 협업에도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6월 25일 신규 외환 서비스인 ‘달러박스’를 선보이면서 신한은행과 손을 잡았다. 달러박스는 이용자가 보관한 달러를 출금할 때 국내 ATM 출금 수수료를 면제해주는데, 이때 신한은행의 외화 ATM에서 출금할 수 있다.

 

현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5개 ATM에서만 출금 가능하나, 신한은행이 외화 ATM을 확대하면서 카카오뱅크 달러박스의 출금처도 늘어날 전망이다. 신규 ATM에 관련 기능은 탑재됐지만 아직 양 사의 협의가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의 외화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가입자를 모은 데다 편의성이 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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