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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주식 시장 초토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 어디까지 갈까

저점 기록 후 반등하며 안정세…'위험 구역' 벗어난 만큼 막연한 비관은 금물

2024.08.12(Mon) 17:01:56

[비즈한국]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값싼 엔화를 빌려 다른 국가의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하는데, 엔화 강세로 엔화 차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엔 캐리 트레이드 세력들이 대거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선다. 즉,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엔 캐리 자금이 많이 유입돼있는 미 주식과 채권, 이머징 마켓 부동산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세계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며 엔화 강세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졌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생성형 AI

 

특히 지난주에는 미국 7월 ISM 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 쇼크로 인해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급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간극이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자극시켰다. 엔·달러 환율도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50엔을 이탈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글로벌 증시 폭락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지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1일 엔화의 급격한 강세 반전에서 엔 캐리 청산과 나스닥 폭락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후 17일 트럼프 트레이드, 24일 AI, 빅테크 성장성과 수익성 우려,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2일과 5일 경기침체 공포 등의 이슈들이 이어졌고, 엔 캐리 청산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에 이어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과 미국 고용지표 악화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는 경기침체 공포에 빠졌고, 달러 약세, 엔화 강세 구도를 증폭시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엔·달러 환율이 지난 5일 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하면서 글로벌 증시도 급락을 멈추고 급반등에 나섰다.

 

앞으로의 관심은 엔 캐리 청산이 얼마나,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JP모건은 지난주 엔화를 포함한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의 4분의 3이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시티그룹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위험 구역’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유입 규모와 청산 규모, 잠재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다양한 근거로 50~70% 청산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 또한 추정일 뿐”이라며 “엔 캐리 자금의 막연함,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자극한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 폭락에 영향을 준 엔화 초강세 현상은 누그러져 외환시장 변동성도 당분간 줄어들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가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이 불안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고, BOJ의 추가 금리 인상이 연말쯤에나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엔화의 강세 유인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서운 법이라고는 하지만, 엔 캐리 청산 매물 우려가 근거나 데이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불안감으로 표출된 것인 만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IT 버블 이후와 같이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우려는 과도하다”면서도 “미-일 간 금리차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낮음을 감안하면 엔화 강세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엔화 강세 당시 수혜를 입었던 자동차·화학·반도체 등 한·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업종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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