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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지스탁·핀다·핀크…금융지주 품에 안긴 핀테크 '줄줄이 적자'

디지털 전략 강화·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인수했지만 시너지 효과는 미미

2024.08.09(Fri) 17:00:52

[비즈한국] 금융지주사의 투자를 받은 핀테크 업체들이 적자 해결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지주사가 자본력과 고정 고객층을 보유했지만 핀테크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각각의 핀테크 업체가 나름의 전략을 세워 생존에 나선 가운데, 지주사와 시너지를 내고 적자를 벗어날지 주목된다.

 

DGB금융은 2021년 8월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업체 뉴지스탁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진=DGB금융 제공


#DGB 자회사 뉴지스탁, AI 적용·유료 멤버십 도입 나서

 

DGB금융그룹은 2021년 8월 알고리즘 기반의 주식 투자 업체 뉴지스탁의 지분 74.03%를 인수해 열 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디지털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가 목표로, 이는 금융지주가 핀테크 업체를 인수한 첫 사례다. DGB금융은 유상증자로 뉴지스탁의 보유 지분을 77.3%까지 늘렸다. 2011년 설립된 뉴지스탁은 퀀트​(통계와 수학을 기반으로 투자 전략을 짜는 것)​ 투자 플랫폼인 ‘젠포트’, 퀀트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 ‘뉴지랭크’ 등을 서비스한다.

 

DGB금융은 계열사인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을 통해 뉴지스탁의 인수 효과를 보고 있다. 뉴지스탁의 젠포트 이용자가 직접 만든 투자 전략을 IM증권의 계좌와 연동하게 하거나, 뉴지스탁이 다이렉트 인덱싱(투자자가 개인에 맞게 투자 전략을 짜는 서비스) 활용법을 IM증권에 전수하는 식이다.

 

하지만 DGB금융의 품에 안긴 뉴지스탁은 순손실이 증가했다. DGB금융 공시에 따르면 뉴지스탁의 당기순손실은 인수 첫해인 2021년 1억 원에서 2022년 11억 원, 2023년에는 1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순손실 11억 원을 냈다.

 

뉴지스탁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핵심 서비스인 젠포트의 요금제를 다섯 종류의 멤버십으로 개편하면서 유료 서비스 비중을 높였다. 앞서 4월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투자 알고리즘을 설계해주는 기능을 추가해 젠포트를 고도화했다.

 

문호준 뉴지스탁 공동대표는 “개인이 직접 코딩할 필요 없이 손쉽게 투자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서비스를 국내 처음으로 시작했다. 여기에 AI가 투자 전략을 짜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 운용을 하면서 더 쉽게 시스템 트레이딩(자동 매매)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에서 AI 투자 설계를 서비스하는 곳은 현재로선 뉴지스탁이 유일하다”라고 말했다.

 

뉴지스탁은 2026~2027년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올해 3월 14일 신한투자증권과 상장을 위한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문호준 대표는 “최근 기술특례 상장의 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상장 컨설팅을 받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매출 확대와 흑자 전환 등 실적 개선도 최우선 목표”라고 전했다.

 

JB금융지주는 2023년 7월 대출 중개 플랫폼 핀다와 상호 지분을 인수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진=핀다 페이스북


하나금융그룹은 2022년 7월 생활 금융 플랫폼 핀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했지만, 적극적인 협업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핀크 캡처

 

#JB금융 관계사 핀다, 비용 줄인 덕에 적자 개선

 

JB금융지주는 2023년 7월 비대면 대출 중개·관리 플랫폼 핀다의 지분을 인수했다. JB금융은 2020년부터 핀다와 협업했는데, 상호 지분 인수로 아예 관계사가 됐다. JB금융이 5%, 전북은행이 10% 핀다 지분을 보유하고, 핀다는 JB금융의 주식 5%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JB금융과 전북은행 인사가 핀다의 비상임이사로 합류했고, 핀다는 JB금융의 지분 0.75%를 확보했다.

 

JB금융은 핀다를 통해 지방은행 고객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핀다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비대면 아파트·주택 대출 상품을 중개했고, 지난 4월에는 전북은행과 1금융권 최초의 비대면 자동차 담보 대출 상품인 ‘JB 자동차 담보대출’을 플랫폼에 출시했다. 핀다 입장에선 제1금융권 대출을 취급하면서 안전한 상품을 확보하게 됐다. 양 사는 서로를 테스트베드 삼아 협업도 한다. 현재 공동 사업을 위한 TF 팀을 꾸려 대안신용평가모델,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핀다의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2022년 상권 분석 업체 ‘오픈업’을 인수한 여파다. 매출은 2021년 297억 원에서 2022년 434억 원으로 뛰었지만 영업이익은 6억 원에서 –18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JB금융 등 투자를 유치한 2023년에도 영업이익 –131억 원을, 올해 1분기엔 35억 원의 분기 순손실을 냈다. 핀다 관계자는 “지난해 비용을 대폭 감축(2022년 624억 원→2023년 414억 원)하면서 적자 폭을 줄였다”라고 전했다.

 

#하나금융 자회사 핀크 "부진 사업 정리, 내실 경영할 것"

 

하나금융의 자회사 핀크도 누적된 적자로 고민하고 있다. 금융상품 추천, 자산관리, 앱테크 등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생활 금융 플랫폼 핀크는 2016년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합작한 회사로, 2022년 7월 하나금융이 SK텔레콤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핀크는 출범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했는데, 그나마 2023년 당기순손실 70억 원으로 100억 원대 손실을 벗어났다.

 

문제는 핀크가 하나금융 계열에 편입된 이후 별다른 시너지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핀크의 금융 SNS ‘리얼리’를 하나은행의 앱 ‘하나원큐’에 탑재한 것 외엔 협업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DGB금융과 JB금융이 자사 상품 판매와 서비스 개발에 핀테크 계열사를 적극 활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핀크 측은 “2026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업 개편과 내실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프티콘 판매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했고, 지난 7월 출시한 생활 계약 서비스 ‘어그리’ 외에 3~5개의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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