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큐텐(Qoo10) 산하 온라인쇼핑몰인 티몬·위메프에서 벌어진 결제대금 미정산 사태(티메프 사태)의 후폭풍이 계속되면서 정부가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추진에 나섰다.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이 대책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쇼핑몰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온라인쇼핑몰의 성장세가 거세 이번 사태가 온라인쇼핑업 전체 위기의 전주곡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와 국민의 힘은 6일 티메프 사태와 관련한 당정회의를 열고 정산 지연 피해를 본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에 따라 피해 기업들에게 2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을 통한 3000억 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당에선 피해 기업들이 조속한 시일 안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자금 집행을 서두를 것을 정부에 요청했고, 정부도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 결과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사전신청을 9일부터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빚으로 빚을 막는 형식이어서 업체들의 현상 유지만 가능할 뿐 근본적인 정산 피해 해결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당 차원의 티메스사태TF 회의를 갖고 법률적 대책 마련과 함께 사태 방지 실패와 관련한 청문회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천준호 민주당 티메프사태TF 단장은 회의 후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한데 온라인플랫폼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해 법률 추진 의사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쇼핑업계 상황을 보면 티메프 사태는 온라인쇼핑업계 위기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 업체 간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온라인쇼핑몰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메프 사태에서 보듯 대규모 투자에도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에 들어가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을 포함한 통신판매업의 매출액순이익률(매출액 대비 순이익)은 2017년을 제외하면 2015년 이후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은 2021년 마이스로 돌아섰다. 통신판매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20년 165.3%였으나 2021년 -287.6%, 2022년 -108.96%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은 100%일 경우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이 갚아야 할 이자와 같다는 의미다. 따라서 100%보다 낮으면 기업이 이자를 낼 돈도 벌지 못했다는 의미인데 이게 마이너스라는 것은 온라인쇼핑업계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익성뿐 아니라 생산성도 좋지 않다. 통신판매업의 부가가치율(매출액 대비 부가가치액)은 2010년 30.23%였으나 갈수록 하락해 2022년에는 23.97%로 떨어졌다. 성장 전망 역시 갈수록 나빠지는 상태다. 통신판매법의 매출액증가율은 2020년 33.26%였지만, 2021년 24.96%, 2022년 16.25%로 하락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직구,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해외 직구가 급증하는 것도 국내 온라인쇼핑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 직구는 지난해 6조 7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해외 직구 중 절반에 가까운 48.7%를 중국이 차지 중이다. 중국으로부터 해외 직구는 2016년 200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1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 2조 1000억 원, 2023년 3조 2000억 원 등 급증세다.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최저가 마케팅과 무료 반품 등을 시행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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