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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접고 청주·부산·광주로…현대백화점 지방 출점 나서는 까닭

디큐브시티 건물 계약 연장 불발로 내년 6월 영업 종료…상권 확보된 지방 거점 도시 중심 출점

2024.08.08(Thu) 15:24:13

[비즈한국]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의 폐점이 확정되면서 매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7년까지 신규 점포 3곳을 내 매출 상승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백화점의 신규 출점 지역이 모두 지방이라는 점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지방 점포를 축소하는 분위기와 반대로 현대백화점은 지방 출점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청주, 부산, 광주 등 3곳에 신규 출점을 예정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다른 백화점 지방 폐점 이어지는데, 현백은 왜?

 

현대백화점이 내년 6월 신도림역에 위치한 디큐브시티점의 영업을 종료한다. 디큐브시티 건물을 소유한 이지스자산운용과의 임대차 계약 연장이 불발된 탓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디큐브시티점을 향후 오피스 업무 시설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상업 부지로 설정된 디큐브시티점 건물을 오피스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내용의 건축 심의를 신청했고, 최근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6월 심의가 끝났다. 아직 (용도변경) 허가는 나지 않았으며, 유관부서 등의 협의를 거쳐 검토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디큐브시티점의 폐점이 확정되면서 현대백화점의 매출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큐브시티점의 연평균 매출액이 2000억 원 수준이었던 만큼 내년도 매출 축소가 예상된다. 디큐브시티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2306억 원, 2022년에는 2420억 원이었다. 작년 매출 기준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전국 16개 점포 중 매출 순위 14위에 해당하며, 전국 70개 백화점 중에서는 48위다.

 

내년 6월 폐점이 예정된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사진=현대백화점 홈페이지

 

현대백화점그룹은 신규 출점으로 디큐브시티점의 매출 공백을 채우겠다는 의지다. 내년 중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이 문을 열고, 2027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부산점과 더현대광주가 차례로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3개 점포 출점에 6064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출점 예정 3개 점포가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 권역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중 신규 출점에 가장 적극적인데, 수도권은 기존 점포 리뉴얼에 집중하고 지방권에 신규 출점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국 백화점으로서의 위상을 갖고 주요 광역시 중심으로 점포를 확장하려는 계획”이라며 “당분간 수도권 신규 출점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유통업계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지역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가 이어지면서 유통업체들은 지방권 신규 출점은 제한하고 폐점에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부산 연산점, 해운대점을 폐점했고 올해 2월에는 부산 서면점을 닫았다. 광주계림점, 부산반여점, 서대전점, 순척풍덕점 등도 폐점이 예정된 상태다. 이마트도 올해 천안 펜타포트점을 폐점했고, NC백화점도 서면점, 메가마트 남천점 등이 문을 닫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방 상권이 무너지고 있지만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백화점 업계에서는 매출 확대를 위해 지방 출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백화점 업계는 해외 진출이 불가능하다 보니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지방 출점이다. 지방 도시의 양극화도 심하다. 상권이 무너지는 도시가 있는 반면, 거점 도시는 살아 있다. 백화점 업계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출점 전략을 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 청주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충청점. 사진=현대백화점 홈페이지


#현대백화점 충북 상권 굳히기 들어가나

 

이미 선점한 지방 상권에 추가 출점으로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전략도 엿볼 수 있다. 내년 오픈 예정인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이 위치한 충북 청주는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안정적 매출을 내는 지역이다. 충북 유일의 백화점으로 꼽히는 현대백화점 충청점은 지난해 매출 3776억 원으로 현대백화점 16개 점포 중 매출 12위다. 전체 백화점 매출 순위도 33위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갤러리아 등이 대전과 충남 천안 등의 상권에 집중하는 반면, 현대백화점은 충청점 출점으로 충북 상권을 선점한 상태다. 지난달 충북문화재단에서 발표한 빅데이터 기반 관광 월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충북 지역을 찾은 방문객의 방문 목적지 중 1위가 현대백화점 충청점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교수는 “지방 출점의 경우 신규 상권으로의 진입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상권이나 매출이 확인된 안정적 상권을 선호할 것”이라며 “현대백화점도 상권을 확보한 지역에 추가 출점하면서 클러스터 형태를 조성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새롭게 선보이는 복합쇼핑몰 브랜드 ‘커넥트 현대’를 청주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커넥트 현대는 백화점, 아울렛,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리테일 공간이다. 올해 7월 영업 종료 후 9월에 재개장하는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커넥트 현대 1호점으로 결정됐고,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에도 커넥트 현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주 지역은 이미 커넥트 현대 청주점의 입점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 인근에 분양 중인 아파트는 ‘커넥트 현대 청주점 입점 확정’ 현수막을 내걸고 분양 홍보를 할 정도다. 분양 관계자는 “커넥트 현대 청주점이 내년 중 입점이 확정됐다고 전달 받았다. 커넥트 현대에 관심 있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반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커넥트 현대 적용 여부는 검토 중이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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