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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뀐 텐바이텐, 뒤늦은 대표 교체에 담긴 뜻은?

백패커 인수 7개월 만에 창업멤버 최은희 대표 사임, 송승훈 백패커 CFO 새 대표 취임 '실적개선 과제'

2024.08.06(Tue) 13:44:20

[비즈한국] ‘감성 채널’ 디자인 쇼핑몰 텐바이텐에 신임 대표가 취임했다. 2013년 GS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에도 바뀌지 않았던 대표 자리가 교체된 것. 1세대 디자인·문구 쇼핑몰의 대표 주자인 텐바이텐이 이커머스 시장의 위기 속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변화를 맞을지 주목된다.

 

8월 1일 텐바이텐의 신임 대표로 송승훈 백패커 CFO가 선임됐다. 사진=트레바리 캡처


국내 최초 디자인 전문 쇼핑몰로 시작한 텐바이텐이 11년 만에 새 대표를 맞았다. 8월 1일 신임 대표로 자리에 오른 이는 송승훈 백패커 최고재무관리자(CFO)다. 텐바이텐의 창업자이자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최은희 전 대표는 올해 말까지 고문 이사로 텐바이텐에 남는다. 최 전 대표는 7월 31일 파트너사 게시판에 “새로운 역할을 통해 텐바이텐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라며 사임 인사를 남겼다.

 

텐바이텐은 29CM를 창업한 이창우 닷슬래시대시 대표와 백우현 아이띵소 대표 등 한양대 건축학과 92학번 동기 5명이 모여 세운 회사다. 텐바이텐이 20년 이상 운영하는 동안 창업 멤버가 하나씩 회사를 떠나면서 현재 등기임원으로 남은 이는 최은희 전 대표가 유일하다. 최 전 대표가 올해 이후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으면 텐바이텐도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텐바이텐은 2001년 10월 국내 최초 디자인 전문 온라인몰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3년 9월에는 대학로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디자인 소품 시장의 대표 업체로 자리 잡았다. 2013년 GS홈쇼핑이 160억 원 원에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텐바이텐은 GS그룹에 편입됐다. GS홈쇼핑은 라이프스타일 사업 부문을 확장하면서 디자인 상품 시장 1위였던 텐바이텐을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이후 텐바이텐은 2019년 연간 취급액 1100억 원을 달성하고 2021년 회원 610만 명을 기록하는 등 몸집을 키웠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시장 변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텐바이텐은 2020년 순이익이 손실(-4억 원)로 돌아서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순손실은 2021년 45억 원, 2022년 56억 원, 2023년에는 71억 원까지 늘었다. 결국 GS리테일은 “온라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미미했다”라며 2023년 12월 텐바이텐 보유 지분 전량을 백패커에 매각했다.

 

아이디어스, 텀블벅 등의 운영사 백패커가 텐바이텐을 인수한 지 7개월 만에 대표를 교체했다. 사진=백패커 제공


텐바이텐을 인수한 백패커는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 창작자 커뮤니티 스테디오의 운영사다. 백패커는 인수 7개월 만에 자사 인사를 텐바이텐의 신임 대표로 세우며 “아이디어스, 텀블벅, 스테디오 모두 창작자 생태계를 만드는 서비스”라며 “디자인 쇼핑몰인 텐바이텐과 기존 서비스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리더십 교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업황이 좋지 않아 백패커가 텐바이텐의 수익성을 개선할지는  미지수다. 텐바이텐의 후발주자였던  디자인 쇼핑몰 바보사랑은 지난 6월 말 ‘먹튀 폐업’을 하면서 경영난으로 파산했다. 텐바이텐도 최근 인력을 크게 줄인 상태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텐바이텐은 지난 7월 기준 22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직원 수는 1년 사이 40명 가까이 감소했다(164명→125명).

 

백패커는 텐바이텐보다 먼저 인수한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은 2020년 백패커에 인수된 이후 2023년 7월 백패커가 흡수 합병하기 전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텀블벅의 순손실은 2020년 3억 원에서 2021년 18억 원, 2022년 27억 원으로 점점 커졌다.

 

텐바이텐의 운영 정책이 바뀔지도 관심사다. 백패커는 지난 4월 자사 대표 서비스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에서 무료배송을 실시하면서 입점 업체에 비용을 넘겨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입점 작가를 대상으로 한 입장문에 “매해 손실이 쌓여 막대한 누적 결손금이 있다”며 “아이디어스 직원 절반에 가까운 100명 이상의 팀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백패커 직원 수는 2023년 7월 기준 247명에서 올해 179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다만 비용 절감에 나선 백패커는 2023년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매출은 2022년 547억 원에서 2023년 500억 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8억 원에서 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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