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곰표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그룹이 창업주 2세 고 이종각 명예회장에서 3세 이건영 회장 체제로 전환한 지 15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최대주주의 지분에 변화가 감지됐다. 대한제분의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사 격인 디앤비컴퍼니이고,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이건영 회장의 누나 이혜영 씨다. 그런데 이혜영 씨가 보유한 디앤비컴퍼니 지분이 지난해 말 소폭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고 이종각 명예회장이 완성하지 못한 지분 승계가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대표 밀가루 제조업체 대한제분은 비상장 계열사인 디앤비컴퍼니가 지분 27.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이건영 회장이 7.01%, 동생 이재영 부사장이 2.32%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1% 미만이다. 디앤비컴퍼니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건 지난 2015년 5월로, 창업주 2세인 이종각 회장이 현물출자한 지분 18.98%를 취득하면서다. 당시 대한제분은 지배구조 개선,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을 위해 디앤비컴퍼니가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이종각 회장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디앤비컴퍼니는 2015년까지 이종각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 96.3%를, 나머지 3.7%는 계열사 대한싸이로가 보유했다. 2016년 대한싸이로 지분도 전부 오너 일가(100%)에게 넘어갔고, 이종각 회장의 지분은 83.67%가 되었다.
2022년 3월 이종각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지분은 유산으로 남겨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대표이사인 장남 이건영 회장이 부친의 주식을 상속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유족 간 상속협의가 마무리된 후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건 이종각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이건영 회장의 누나인 이혜영 씨다. 이혜영 씨가 보유한 지분은 25.71%다. 결국 대한제분은 이건영 대표이사 회장이 이끌지만, 의사결정의 최종 권한은 이혜영 씨가 갖게 됐다.
그런데 이혜영 씨가 보유한 디앤비컴퍼니 지분이 지난해 말 25.71%에서 21.6%로, 4%가량 줄어든 사실이 드러났다. 갑작스런 지분 변동에 업계에서는 승계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디앤비컴퍼니 지분 100%를 여전히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이혜영 씨 역시 최대주주인 터라, 이혜영 씨가 세 동생 중 누군가에게 자신의 지분을 넘겨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즈한국은 이에 대해 대한제분 측에 여러 차례 확인을 요청했지만, 대한제분 관계자는 “확인 후 답변하겠다”고 한 뒤 끝내 회신을 주지 않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핫클릭]
·
[비즈피플] 승계 속도 내는 롯데 3세 신유열, 바이오사업 '시험대' 올랐다
·
"클라우드 전략 수술대" MS와 손잡은 KT '광폭 행보'에 숨은 뜻
·
원전 수출 6년 만에 재개, 건설업계 해외사업 '기대감'
·
'판 더 키운' 롯데몰 송도, 10년 넘게 제자리걸음 벗어날까
·
보고·바보사랑 겪고도 '티메프' 사태…사각지대 놓인 온라인플랫폼 '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