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신 전무는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승진하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 국적 회복 후 본격적으로 지분 확보에 나서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haracter(인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은 1986년 3월 30일생으로 올해 만 38세다. 신 전무는 신 회장이 노무라증권 영국지사에 근무할 당시 런던에서 태어났다. 모친은 일본인 시게미츠 마나미 씨다. 일본 귀족학교인 아오야마 가쿠인에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게이오기주쿠대학교에서 환경정보학을 전공한 신 전무는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 시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노무라증권 입사 동기인 아야 시게미츠 씨(30)와 2015년 결혼한 뒤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여동생 신규미 씨(36)와 신승은 씨(32)는 일본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 전무는 지난 3월 생일을 앞두고 관심을 모았다. 국내 병역법에 따라 국적 회복자는 38세부터 병역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신 전무가 본격적인 경영 승계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올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Career(경력)
2020년 일본 롯데에 영업본부장으로 입사한 신 전무는 이듬해 일본 롯데홀딩스 기획부장에 오르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일본 롯데부동산주식회사 대표이사 △일본 롯데파이낸셜주식회사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신 전무는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에서 글로벌 및 신사업 전담을 위해 신설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의 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로 승진했다.
올해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서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처음으로 등기임원이 됐다. 최근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한국과 일본 지주사에서 각각 임원직을 맡게 됐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호텔롯데 지분을 19.07%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VCM(옛 사장단 회의)에 단순 참석자로 배석했던 신 전무는 상반기부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 자격으로 공식 참석하고 있다.
#Capability(역량)
신유열 전무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신사업을 담당한 바 있다. 신 전무는 지난 2022년 기초소재 영업과 수소 에너지·전지 소재 등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당시 롯데 측은 “신 전무가 글로벌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도 역량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 바이오앤웰니스 부문의 핵심 사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은 신 전무는 신사업 발굴이라는 과제를 다시 한번 안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송도 바이오캠퍼스 착공을 시작으로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Critical(비판)
일본 국적인 신유열 전무는 올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1월부로 만 38세가 되어 병역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신 전무는 한 차례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가 상실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친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큰아버지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역시 한국과 일본 이중국적을 유지하다 병역 의무가 면제된 이후 한국 국적을 회복한 바 있다. 신 전무가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경우 롯데가의 병역 문제가 다시 한번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왕자의 난’을 계기로 한국어 구사 능력과 그룹의 정체성 부분에서 논란을 겪은 전례가 있다. 일본어와 영어에 더 능통한 신 전무는 원활한 한국어 구사와 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정리라는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신 전무는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
#Challenges(도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신유열 전무는 지난 3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와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을 위한 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 자리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 연구개발 및 생산(CDMO)을 위해 2030년까지 4조 6000억 원을 투자해 총 3개의 공장을 건설하고, 매출 1조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무가 ‘2030년 글로벌 톱 10 CDMO 회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경영권 승계에 앞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분 확보 역시 신 전무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신 전무는 지난 6월 롯데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며 최대주주 신동빈 회장의 특수관계인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 전무는 롯데지주 보통주 7041주를 사들여 지분 0.01%를 확보했다. 주식 매입비용은 1억 9000여 만 원이다. 신 전무는 다른 3세 경영인들에 비해 지분 보유가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한국 국적 회복 후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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