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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6년 만에 재개, 건설업계 해외사업 '기대감'

체코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가격경쟁력 무기로 유럽 및 아프리카 수주 활동 활발

2024.08.01(Thu) 17:38:39

[비즈한국]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근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신규 원전 수출 실적은 2014년 이후 6년간 자취를 감췄다가 2022년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기존에 수주한 원전들이 준공돼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 등으로 구성된 한전컨소시엄이 시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24조 원 규모 체코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한수원과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지난 17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200km 떨어진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MW)급 대형원전 2기(5·6호기)를 짓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는 24조 원 수준. 체코 정부는 현재 프라하에서 130km 떨어진 테믈린 지역에 원전 2기(3·4호기)를 추가 건설할 구상도 하고 있는데, 한수원은 이 사업 수주도 함께 내다보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서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3월 본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원전의 설계, 구매, 건설,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일괄 공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시공주간사로 두산에너빌리티와 주설비공사 및 기기설치, 각종 인프라 건설 등 시공 전반을 책임진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최종 계약 체결 전인 만큼 심기일전해 두코바니 5, 6호기 계약 체결뿐 아니라 테믈린 3, 4호기 건설 계약도 따낼 수 있도록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협상 준비에 만전을 다하겠다. 완벽한 품질의 원전을 건설해 한국의 높은 기술력이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려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원전 수출, 윤석열 정부서 재개 

 

해외 원전 수출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재개되는 모습이다. 비즈한국이 해외건설협회에 요청해 받은 원전 프로젝트 수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이 지난해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원전 프로젝트는 총 12건(누적 수주액 225억 달러, 31조 원)이다. 해외 원전 신규 수주 실적은 2014년 4건(5억 달러)을 기록한 이후 6년간 자취를 감췄다가 2022년 1건(25억 달러), 2023년 2건(3억 달러)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자력산업 생태계 복원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다. 정부는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이들을 세 번째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고, 원전 생태계 경쟁력 강화, 한미 원전동맹 강화 및 수출을 통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국내 신한울 원전 3, 4호기 건설을 재개하는 한편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1000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강력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며 “이번 수주에서 우리는 탈원전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극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우리 원전 산업이 정권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고, 흔들림 없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력, 가격 경쟁력 확보​ 원전 수출 이어질까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은 결과물로 입증되고 있다. 원전 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자 세계 최초로 사막 지역에 건설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 대표적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 등으로 구성된 한전컨소시엄은 2009년 12월 UAE 수도 아부다비 서부에 위치한 바라카에 대규모 원전 4기를 짓는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바라카 원전 1~3호기는 상업 운전에 착수, 4호기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우리나라 킬로와트(kW)당 원전 건설단가는 3571달러로, 프랑스(7931달러)나 미국(5833달러) 등 경쟁국보다 낮다. 이번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입찰에는 우리나라 한수원과 프랑스 전력공사(EDF),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참여했는데, 체코 정부가 원전 발주 규모를 당초 1기에서 최대 4기로 확대하면서 수정 입찰서를 제출한 한국과 프랑스 2파전 구도가 그려졌다. 

 

현재 우리나라 원전 수출은 노형 기술을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외에 폴란드, 루마니아, 네덜란드 등지에서, 한전은 UAE, 영국, 튀르키예, 남아공 등지에서 원전 수주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수출협력과 관계자는 “이 국가들은 유망 수출대상국으로 향후 (원전 수출을 위한) 협력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한수원이나 한전이 통합 패키지 발주를 받아서 수십조에 달하는 사업의 위험을 부담하며 이끌어가는 것이 큰 장점이다. 체코 원전 수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유력 건설사들이 인접 국가인 네덜란드 등 다양한 유럽 원전 시장으로 진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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