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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토스뱅크·광주은행 '함께대출' 상표 출원, '혁신' 일으킬까

"두 은행 대출상품 중 이자 낮은 게 더 낫지 않나"라는 의문도…'2건 대출'로 신용등급 영향 우려도

2024.07.22(Mon) 09:11:58

[비즈한국] 2020년 출범 이후 금융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해온 토스뱅크가 올해도 환전수수료 없는 외화통장 등 파격적인 상품 출시를 이어오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6월 광주은행과 함께 ‘공동대출’ 상품을 준비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았는데, 인가에 앞서 상표권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협업이 주목 받는 가운데 신규 상품이 소비자에게 ‘혁신’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토스뱅크가 신규 상품 출시를 앞두고 ‘함께대출’ 상표권을 출원했다. 사진=특허청 키프리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함께 개발 중인 공동대출 상품이 ‘함께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6월 17일 ‘함께대출’ ‘토뱅 함께대출’ ‘토스뱅크 함께대출’ 상표를 출원했다. 세 상표 모두 금융·통화·은행업(나이스 12판)인 36류로 출원됐다. 지정 상품으로는 △금융서비스업 △담보 대출업 △소비자 금융 대출업 △대출 재무상담업 등이 포함됐다. 상표가 등록된 6월 17일은​ 2024년 1차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토스뱅크 측은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면서도 “상표권 확보 차원에서 미리 출원했다”라고 전했다.

 

토스뱅크-광주은행 공동대출은 소비자가 토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각각 자체적으로 대출 심사를 하고 대출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하는 개인 대출 상품이다. 두 은행은 협의한 비율에 따라 공동으로 대출금을 분담하며 원리금 수납, 증명서 발급, 고객 문의 등의 전반적인 서비스는 토스뱅크에서 담당한다.

 

공동대출 서비스는 6월 26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공동대출 과정에서 별도의 신고나 허가 없이 대출 심사·실행, 고객 정보 확인, 연체금 수령 등의 업무를 은행끼리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특례를 부여하면서다. 금융위는 공동대출의 효과를 “은행이 모객비 등 대출 취급 비용을 줄이고 차주 리스크를 분산하면서 소비자에게 낮을 금리가 제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3분기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7월 5일 양 사는 공동대출의 상품 개발·운영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 마케팅, 대외 커뮤니케이션, 사후 업무 연계 등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공동대출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가 아닌, 제1금융권 은행 간의 업무 위·수탁을 통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서로에게 대출 상품의 직접 판매업자이자 판매 대리·중개업자가 된다.

 

양 사는 공동대출이 각자의 강점을 활용한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간편한 모바일 사용자 경험과 디지털 모객력을, 광주은행은 긴 업력을 기반으로 한 신용 대출 취급 경험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내세우고 있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7월 5일 공동대출 개발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고병일 광주은행 은행장. 사진=토스뱅크 제공


한편에선 공동대출 상품이 소비자에게 ‘혁신’이 맞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공동대출 상품의 금리와 한도는 양 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정해지는데, 시중의 대출 상품에 비해 얼마나 금리 혜택이 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다. 한 토스뱅크 사용자는 “두 은행이 보유한 대출 상품을 비교해 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을 찾아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금리 수준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리는 개인의 신용과 소득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수치로 정하긴 어렵다”며 “신용평가모형의 정교화와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금리가 낮아질 여지가 있다”라고 답했다.

 

공동대출이 2건의 대출을 동시에 일으키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신용 점수가 하락하거나 연체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도 이를 우려해 “두 개 은행과 대출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에서 해당 대출 실행 시 발생 가능한 신용평가 관련 장·단기 부정적 영향을 대출 실행 전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안내할 것”을 혁신금융서비스의 부가 조건으로 명시했다.

 

이에 토스뱅크 측은 “상품의 구조상 한 번에 두 은행에서 대출이 실행되는 것은 맞으나, 두 은행 모두 1금융권이므로 소비자의 신용등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금리상의 이점 등 혜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에게 최대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선택권에 제한이 없도록 신경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는 신용 점수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한 상태다. 회사는 “신용평가기관과 협조해 공동대출 관련 데이터를 별도로 쌓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협의로 공동대출이 개인 신용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적절하게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스뱅크는 올해도 금융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조건 없이 100% 우대 환율을 주는 외화통장을 출시했다. 17개국 통화를 거래할 때 환전수수료가 없는 상품으로, 출시 105일 만에 100만 좌를 기록하며 금융권에 외화 서비스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 5월에는 일찍 기상하고 인증하면 추첨으로 상금을 받는 ‘도전 통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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