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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성장하는데 일자리는 왜…'고용 탄성치' 전년의 5분의 1 수준

1분기 0.324로 전년 1.667 대비 19%…연간으로도 3분의 1 수준 전망

2024.07.19(Fri) 14:37:57

[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10대 공약 중 하나로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을 내놓았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한 것과 같은 공직과 공공기관 채용을 늘리기가 아니라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민간기업 취업을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대표적으로 표현하는 윤 대통령의 키워드가 ‘민간 주도 성장’이다. 민간 주도 성장에 주력해온 덕분인지 최근 우리 경제는 민간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률이 개선되고 있다. 국제기구들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 중이다.

 

10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처럼 경제는 나아지고 있지만 일자리는 그렇게 좋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성장이 고용을 얼마나 늘렸는지를 보여주는 고용 탄성치가 올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고용 없는 성장이 악화하면서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10대 공약을 내놓았다. 10대 공약 중 가장 첫째는 당시가 코로나19 막판이었던 점을 보여주듯 ‘코로나 극복 긴급 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이었고, 둘째는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이를 위해 규제 개혁과 고용 친화적 환경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 기반을 조성하고, 기업 성장에 의한 민간 주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민간 주도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윤 대통령이 6월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도 저출생 회복 방안 중 하나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제시될 정도였다. 윤 대통령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친기업적 환경 조성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시달리던 우리 경제는 서서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는 경제 개선 속도만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증가율을 통해 계산한 고용 탄성치는 올 1분기에 0.324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분기 고용 탄성치 1.667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를 벗어난 뒤 가장 낮은 수치다. 고용 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경제 성장이 얼마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고용 탄성치가 높으면 성장 규모에 비해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고용 탄성치가 낮으면 성장 규모보다 취업자가 덜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 탄성치는 코로나 여파를 벗어나 취업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2021년 2분기에 0.359를 기록한 뒤 2022년 1분기에 1.226까지 상승했다. 이후 다시 주춤하다 2022년 3분기 0.875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 전환해 2023년 1분기에는 1.667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더니 2분기에 1.333, 3분기에 0.643, 4분기에 0.500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0.324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성장률이 개선된 것과 달리 취업자 증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한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전년 동기 대비) 0.9%에서 3분기 1.4%, 4분기 2.2%, 올 1분기 3.4%로 오른 데 반해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1.2%, 3분기 0.9%, 4분기 1.1%, 올 1분기 1.1%에 불과했다. 게다가 올해 2분기에는 취업자 증가율이 0.5%에 그친 상태여서 고용 탄성치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 탄성치 하락세는 올 1·2분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2024년 경제 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2.2%)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처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높였지만 취업자 증가 수 전망은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23만 명과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2841만 6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부 전망치대로 취업자가 늘어날 경우 올해 취업자 증가율은 0.8%를 기록하게 된다. 이러한 정부의 성장률과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를 토대로 계산하면 올해 고용 탄성치는 0.311에 그치게 된다. 지난해 고용 탄성치(0.857)와 비교하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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