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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는 버거워" 이유 있는 반려돌 열풍

애착돌 위한 행위예술 공연에 유튜브 영상도 인기…'펫로스' 없고 자신 돌아보며 위로도 얻어

2024.07.16(Tue) 17:04:29

[비즈한국] 힘든 삶에 지친 청년들 사이에서 ‘반려돌’이 유행이다. 반려돌만이 관객으로 입장할 수 있는 공연이 개최되는가 하면, 돌에 이름을 붙여주고 목욕을 시키는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권요셉(YOSEB) 행위예술가가 반려돌을 관객으로 하는 실험적 공연 'STONES'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소우주컴퍼니 제공

 

# 반려돌만 입장 가능한 행위예술전…노쇼도 시전

 

반려돌이란 바쁜 현대 사회에서 동물, 식물 등을 돌보기 어려운 상황인 사람이 정신적, 정서적 만족을 위해 키우는 돌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시대를 기점으로 반려돌을 갖는 게 ‘집콕’ 취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연예인들이 반려돌 취미를 공개하며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외신도 이런 반려돌 문화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반려돌 문화에 주목해 “산업화 국가 중 가장 긴 노동 시간을 견디고 있는 한국인들이 변하지 않는 고요함을 찾고자 돌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반려돌만 입장 가능한 행위예술 공연도 진행됐다. 행위예술가 권요셉(YOSEB)이 소우주컴퍼니에서 주관한 실험적 공연 ‘STONES’를 15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공연엔 작은 소동도 있었다. 참석하기로 했던 반려돌이 ‘노쇼’를 시전해 주인이 대신 사과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무생물에 일종의 인격을 부여한 해프닝 퍼포먼스다.

 

권요셉 작가는 공연이 관객의 특성과 반려의 개념이 내포된 이성적 구조의 개입을 통해 인간의 육체와 정신 구조가 상충하는 지점을 시각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을 진행한 허유정​ 소우주컴퍼니 대표는 반려돌이 주목받는 요인에 대해 "최근 지치고 힘든 시대에 사는 청년들이 돌을 정신적, 정서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매개체로 생각한다"며 "이 공연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감동을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산타모자를 쓰고 있는 반려돌. 사진=체스피스 제공


#반려돌 조회수 936만회…커스터마이징 재미도 쏠쏠

 

반려돌을 목욕하는 영상의 조회수가 936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경석 회사 직원이 제작한 홍보 영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명성을 얻은 것이다. 영상을 본 사람들의 요청으로 판매하게 된 ‘반려돌’은 40초 만에 모두 다 팔렸다.  

 

처음부터 독특한 모양으로 잡혀 있는 돌을 전시해 관조와 사색의 대상으로 삼는 ‘수석’과 달리 반려돌은 집사와 돌 사이 적극적인 교감이 전제된다. 때문에 평범한 돌을 가공해 자신만의 반려돌이 선호된다.

 

반려돌은 인터넷에서 검색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판매처는 다양하나 동글동글한 회색 돌에 눈이 붙어 있는 것이 기본형이다. 대부분 1만 원 안팎으로 살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종이집과 모자 등 연계된 상품들도 함께 있어 풍부하게 꾸밀 수 있다. 

 

코로나 시기 반려돌 판매를 시작한 ‘체스피스’는 애완돌 인기에 대해 ‘커스터마이징‘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체스피스 관계자는 “수석은 자연 그 자체로 형성 돼 값어치가 천차만별”이라며 “애완돌은 토끼머리띠, 컬러모자, 튜브 등 자신만을 위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 당시 한 달에 주문이 1000개씩 들어왔으며 현재는 300~400개 정도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반려돌을 키우는 청년들은 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고, 반려돌과 일상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힐링한다고 말한다. 반려돌을 키우는 수유에 사는 김 씨는 “반려동물처럼 먹이를 주거나 배변 처리를 할 필요가 없다. 특히 펫로스(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를 경험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장점”이라며 “오늘 하루를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말을 하다 보면 나를 돌아보게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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