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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한 달여 만에 40건…역대급 세수 펑크에도 세금 줄이기 법안 경쟁

각종 세금 깎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 발의에 여야 가릴 것 없어

2024.07.12(Fri) 15:53:37

[비즈한국] 기업실적 악화로 인해 올해 들어 5월까지 걷힌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 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고 규모의 세수 펑크가 났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상황은 좋지 못한 셈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올해도 세수 사정이 썩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올해 역시 세수 결손 상황이 벌어질 것임을 인정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수 결손이 예상됨에도 재정 건전성을 외쳤던 여당은 각종 세액 공제 연장을 검토하고 있고, 세수 부족을 공격했던 야당도 세액 공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세수 결손에 대해 서로 상대방 탓을 하던 여야가 세수 결손을 부추기는 법안은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것이다. 세수 구멍에다 여야의 세금 깎아주기 경쟁으로 국가 채무가 더욱 늘어나고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는 7월 8일 열린 22대 국회 첫 기획재정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세수 여건이나 재정 여건에 대해서는 저희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최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1~5월 국세수입은 151조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조 1000억 원 감소했다.

 

이러한 국세수입 감소세는 법인세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해 1∼5월 법인세 수입은 28조 30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조 3000억 원이나 줄었다. 특히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은 41.1%로 최근 5년 치 평균(47.0%)은 물론 역대 최대 규모 세수 구멍(56조 4000억 원)이 발생했던 지난해(46.6%)보다 낮다.

 



이처럼 세수가 부족해지면서 국가 채무가 늘어나 재정건전성은 악화일로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국가 채무는 1196조 2000억 원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10년 전인 2014년(533조 2000억 원)에 비해 2.2배 늘어난 것이다. 국가채무는 2027년에는 1417조 6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세수 부족 사태를 놓고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과 부자 감세에 무게를 둔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이 세수 부족 사태를 촉발했다고 비난한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방만했던 재정지출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세수 부족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면서도 정작 여야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기보다는 세수 결손을 더욱 악화시킬 법안 마련에 몰두 중이다. 

 

22대 국회에 들어선 뒤 12일 현재까지 국회에 제출된 법안 1582건 가운데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1525건이다. 의원 법안 중 가장 많이 제출된 법안은 각종 세금을 깎아주는 내용 위주인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으로 22대 국회 개원 한 달여 만에 40건이 발의됐다. 근로소득 연말정산 시 연 100만 원 한도로 통신비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부여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유동수 의원 대표발의), 상가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소득 공제 시한(2024년 말)을 상시화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안도걸 의원 대표발의) 등이 대표적이다.

 

역시 세금 공제 기간을 연장하거나 세금을 깎아주기 위한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과 ‘소득세법 일부개정안’도 발의된 건수가 각각 29건, 25건이었다. 소득세법 개정안 중에는 전화요금을 세액 공제에 포함(조승래 의원 대표발의)하거나, 교육비 세액 공제를 자녀 1인당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상향(박성준 의원 대표발의)하거나,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근로소득자 및 배우자에게 세제 혜택을 부여(서영교 의원 대표발의)하는 내용이 눈에 띄는 법안들이다. 

 

의원들뿐 아니라 정당들도 세금 깎아주는 법안 마련에 몰두 중이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6월 30일 고위당정회의를 갖고 소상공인의 임대료 부담완화를 위해 착한 임대인 세액 공제 지원 기간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연장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6월 29일 의원총회에서 교육비 세액 공제 대상에 초등학교 예체능학원비를 포함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안도걸 의원 대표발의), 1000원 아침밥 사업을 확대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정을호 의원 대표발의) 등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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