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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자가진단키트 'SD바이오센서' 조영식 회장, 딸에게 승계 기우나

작년 12월 장녀 조혜임 전무 500만 주 증여, 장남보다 5% 많아…6월엔 회사 건물로 두 남매 납세담보제공

2024.07.12(Fri) 16:10:54

[비즈한국]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자가진단키트를 제조해 팬데믹 기간에 순이익 1조 4000억 원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그룹을 지배하는 것은 오너 조영식 회장(63). 조 회장은 직·간적접으로 회사 지분을 과반 이상 보유해 강력한 지배력을 펼치고 있다. 지주사 격인 바이오노트와 핵심 주력사인 SD바이오센서가 비슷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 뒤에는 조영식 회장의 개인회사 SDB인베스트먼트가 자리한다. 

 

조영식 회장은 지난해 말 장녀 조혜임 SD바이오센서 전무이사에게 바이오노트 지분을 일부 넘겼다. 이로 인해 조 전무와 남동생 조용기 바이오노트 이사의 지분이 차이가 나면서 승계 준비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의 지배력은 ​여전히 ​조 회장이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승계를 준비할지 관심이 쏠린다. 

 

조영식 SD바이오센서 회장. 사진=SD바이오센서

 

SD바이오센서의 지배 구조는 조영식 회장(44.79%)→바이오노트(36.49%)→SD바이오센서로 이어진다. 여기에 조 회장이 SD바이오센서 지분 26.19%를 보유할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의 개인회사 SDB인베스트먼트가 바이오노트 15.79%, SD바이오센서 2.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조 회장이 바이오노트와 SD바이오센서의 과반이 훌쩍 넘는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면서 독점적인 지배력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의 두 자녀는 아직 아버지에 비해 지배력이 현저히 부족한 가운데, 아들보다 딸이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까지 ​딸 조혜임 전무(37)와 아들 조용기 이사(35)의 바이오노트 보유 지분은 1.57%로 동일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조 전무가 ​0.12%(13만 주)​의 지분을 장내매수한 데 이어 12월에 아버지의 보유 지분 4.9%(500만 주)를 증여 받았다. ​증여 주식 가치는 당일 종가 기준 222억 원 수준에 달한다.​ 이로써 조 전무가 남동생보다 5% 이상 높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조 전무가 지난 4월 바이오노트 신임이사로 선임되면서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 양사의 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SD바이오센서 지분이 없는 남동생과 달리 조 전무는 SD바이오센서 지분도 0.01% 가지고 있다. 이에 장녀 조혜임 전무에게 승계의 무게추가 기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울 한 약국에 비치된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사진=박정훈 기자


현재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바이오노트가 1880억 원(44.79%, 457만 주), SD바이오센서가 3000억 원(26.19%, 3259만 주) 수준이다. 이 상황에서 딸에게 지분을 물려준다면 과세표준 30억 원이 넘기에 최고세율 50%의 세금이 부과되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어 실질 세율은 60% 수준에 달한다. 조 전무가 약 3000억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터라 당장 물려받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한편 조영식 회장의 개인회사 SDB인베스트먼트가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SD바이오센서빌딩이 조 회장의 두 자녀​에게 납세담보로 제공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조혜임 전무와 조용기 이사가 국세청에 이 빌딩을 담보로 제공하고 각자 100억 원씩 총 200억 원의 납세담보제공계약을 체결했다. ​납세의무자가 관할 세무서인 강남세무서와 동화성세무서인 점으로 미루어 100억 원의 국세(​양도소득세, 증여세, 재산세 등)를 당장 낼 수 없어 회사 건물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남매가 아버지 조 회장으로부터 각자 200억 원이 넘는 현물자산을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즈한국은 승계 및 납세담보제공계약과 관련해 바이오노트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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