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배틀그라운드’로 알려진 게임사 크래프톤이 사들인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의 건물 및 부지가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2021년 매입했으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다. 크래프톤은 성수동1·2가 일대의 부동산을 2020년부터 꾸준히 사들였다. 지금까지 공시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곳만 일곱 곳이 넘는다. 그동안 성수동 부동산 투자에만 수천억 원을 투입한 크래프톤이 미개발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등기부와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2021년 8월 24일 성수동2가 경수초·중 인근의 토지(200억 원)와 건물(약 5700만 원)을 매입했다. 토지 면적은 606.6㎡이며, 건물은 연면적 167.61㎡의 세멘블럭조 창고다. 위치는 에이블리 그릿센터 맞은편으로, 크래프톤이 2023년 3월 640억 원에 매입한 상업용 건물 두 동과 인접했다(관련기사 '성수동 시대' 여는 크래프톤, 의장 지인 건물 640억 원에 매입).
크래프톤이 매입한 지 3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 개발의 움직임은 없다. 현장 방문 및 포털사이트 로드뷰 확인 결과, 이 부지는 현재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지에는 세멘블럭조 창고 외에 컨테이너가 설치돼 있는데, 이는 성동구청에 신고되지 않은 가설건축물로 확인됐다.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 이전인 2021년 3월 4일에도 경수초·중학교에서 약 150m 떨어진 대형 폐건물의 일부 호수(6001~6008호, 7001호, 8001호)를 약 233억 원에 매입했으나 활용하지 못한 상태다. 이 건물은 성수동2가의 SD웨딩타워(성동마트 건물)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방치돼 있다. 현재 지하 주차장만 운영 중이며 건물 내부는 대부분 단전·단수된 상태로, 영업 중인 업체는 없다.
크래프톤은 이들 부동산의 매입 목적과 미신고 가설건축물에 대한 조치를 묻는 비즈한국 질문에 “구성원 업무 공간 확보 등을 위해 매입했다”라고만 답했다.
크래프톤은 계획대로 착실히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과 함께 1조 2000억 원대에 이마트 본사 건물과 부지를 매입했다. 이를 위해 부동산 펀드(미래에셋 맵스 일반사모 부동산투자신탁 66호)를 조성했는데, 크래프톤은 이 펀드에 2900억 원을 투입했다.
이 부지의 개발 사업은 ‘K-프로젝트’로 명명됐다.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이 지어질 계획으로 크래프톤 신사옥도 들어온다.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설계한 영국의 유명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네이버 제2사옥(네이버 1784) 설계를 총괄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다. 지난 4월 기공식을 열었으며 2027년 완공 예정이다.
업계에선 크래프톤이 본사, 산하 스튜디오,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문화 시설 등을 모아 성수동에 ‘크래프톤 타운’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본다. 크래프톤은 2023년 12월에도 성수동1가 ‘메가박스 스퀘어’의 토지와 건물을 2435억 원에 매입했다. 서울숲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건물은 메가박스 본사가 들어선 곳으로, 취득 목적은 앞선 부동산 투자와 같은 업무거점 확보와 임차비용 절감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7월 메가박스 스퀘어 내 ‘메타그라운드’에서 배틀그라운드 IP를 오프라인에서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in 성수’를 운영하기도 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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