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차기 울산급 배치-Ⅳ함 건조 사업을 놓고 업체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차기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KDDX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앞두고 여론전을 펼치는 함정 라이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번 사업을 전초전으로 삼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울산급 배치-Ⅳ 1·2번함 건조 사업 설명회를 정부과천청사에서 개최했다. 방사청은 총 6척을 만들 예정인 울산급 배치-Ⅳ함에 적용할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국산 ECS 체계 개발에도 나선다.
지난 4일 입찰 공고를 낸 방사청은 이번 설명회에서 사업 참여 희망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안요청서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 후 협상을 통해 1·2번함을 건조할 국내 방산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계약 체결일부터 2030년 12월까지 진행되며 사업 예산으로는 7575억 원이 책정됐다.
해군은 2010년부터 ‘배치-Ⅰ’(인천급·2300t급), ’배치-Ⅱ‘(대구급·2800t급), ’배치-Ⅲ‘(3600t급) 등으로 그 크기와 전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며 호위함을 개량했다. 배치-Ⅳ 사업은 우리 해군이 1980년대부터 40년 동안 사용해 온 ‘울산급’ 호위함을 대체하는 4단계 사업의 마지막 사업이다.
울산급 배치-Ⅳ는 올해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건조 계획안이 의결됐다. 총 6척을 건조하는 이 사업에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총 3조 2525억 원이 투입된다. 배치-Ⅳ가 2030년부터 전력화된다면 1980년대부터 한반도 연안을 지켰던 포항급(PCC) 초계함과 울산급 호위함,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등은 퇴역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급 배치-Ⅳ함은 이전 배치-Ⅲ(충남급 호위함)함과 크기와 형상, 탑재 장비 등이 거의 같을 것으로 보인다. 배치-Ⅲ과 배치-Ⅳ의 차이는 국산 추가 무장 4종(함대함유도탄·장거리대잠어뢰·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전술함대지유도탄)과 국산 ECS 등의 추가다. 또한 해군이 해상작전을 수행하면서 제기했던 개선 요구사항도 반영된다.
이번 배치-Ⅳ 입찰 경쟁에는 이전 배치-Ⅲ 건조에 참여했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보안감점 1.5점’ 핸디캡을 안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을 꺾고 울산급 호위함 배치Ⅲ 5·6번함의 건조계약을 체결한 기세를 몰아 이번 수주전도 성공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전력 때문에 2025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 벌칙을 부과 받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이 이번 사업에서 압승할 것이란 예상 속에 약간의 변수가 생겼다. 방사청은 지난 2월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진행한 뒤 HD현대중공업에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위기에서 벗어나 경쟁을 다시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유출 사건 배후에 임원급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자 HD현대중공업 직원은 한화오션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편 이번 사업 선정 이후 진행될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선정 업체 역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KDDX사업은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대중공업과 경쟁입찰을 요구하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선정을 둘러싸고 계속해서 난타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펼처질 함정 사업에서 두 기업의 경쟁 양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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