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두고 미국 민주당 내에서 분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하겠다는 다짐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 대선 결과를 두고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경제와 정책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별화된 정책 중 하나는 에너지 관련 정책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과 동시에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재가입하고 탄소 제로 정책을 제시하는 등 친환경 구조로의 전환에 힘썼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통적인 공화당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화석연료 친화적인 산업정책을 지향한다. 이 때문에 기후 관련한 정책은 뒤로 후퇴할 것이라는 관측에 관련 종목 투자를 철회했다는 투자자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번 토론회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도 있었기 때문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V 토론회 전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우호적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비우호적으로 평가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TV 토론회를 통해 깨끗한 공기와 물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연설을 살펴보면 무조건 전통 에너지만 추구하는 모습은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최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친환경 관련 정책에는 적극적인 것은 사실이고, 대통령 선거 전에도 민주당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구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에도 일제히 폐지될 가능성보다는 일부 부문이 좁혀진 정책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헬스케어와 관련해서도 두 후보의 정책이 엇갈리는 분야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확대하거나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도한 의료 지출이라며 비난한다. 최보원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약사의 약가 인하 필요성에 대해 오히려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번에 걸쳐 의약품 가격 부담 축소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즉, 의료 시설 및 서비스 기업에게는 우호적이었지만, 제약사에게는 부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방산주도 눈여겨봐야 할 투자 분야다. 미국발 국방 강화 기조가 국내 방산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집권 정당에 관계없이 현 바이든 행정부의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 3.3%가 높지 않은 수치임을 감안할 때, 향후 국방비 증가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위 연구원은 “다만, 이번 대선 토론 이후 지지율처럼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 증가 폭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후보는 국방력 강화, 군인 지원, 국방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나 반도체 등 IT주도 투자 기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이 심해지는 것을 고려하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관련 기업에 정책적 지원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융주도 우호적으로 평가된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융 섹터의 경우 트럼프의 규제 완화 기조가 긍정적이고, 과거 대선 때마다 금융주 퍼포먼스가 좋았던 전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또 “현재 펀더멘탈도 긍정적인데, 지난주 연준이 시행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데다가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추정치도 상향되고 있다”며 “실적이 견고한 대형은행 ETF와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심리 회복을 겨냥한 금융서비스 업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달러도 구조적으로 강세를 띌 전망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 후보 당선 시나리오 모두 정책 요인이 부분적으로 상쇄되는 가운데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며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AI 산업 트렌드를 감안하면 구조적으로 달러화 자산을 배치하기 위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극단적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의해 강 달러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비교적 온건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완만한 강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가장 보통의 투자] 취미로 돈 버는 비결 '놀라울 정도의 꾸준함'
·
[가장 보통의 투자] '넥스트 차이나' 인도 증시,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
[가장 보통의 투자] 금리에 민감한 리츠 투자, 연내 투자 심리 회복할까
·
[가장 보통의 투자] 엔비디아 액면분할, 주가는 왜 찔끔 올랐나
·
[가장 보통의 투자] 출시 초읽기 '개인 투자용 국채' 과연 매력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