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아리따움은 텅, 올리브영엔 신상" 아모레퍼시픽 가맹점주들, 거리로 나온 까닭

화장품 업계, 영향력 커진 올리브영 의존도 커져…기존 가맹점주들 "입고 중단" 시위

2024.07.05(Fri) 12:10:51

[비즈한국] 아모레퍼시픽과 가맹점 아리따움 점주들 간의 갈등이 올리브영으로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거래에 항의하던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본사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올리브영에 아모레퍼시픽 제품의 입고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4일 오후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CJ올리브영 앞에서 집회를 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아리따움 가맹점주, CJ올리브영 앞에 모인 까닭

 

4일 오후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서울 신용산역 앞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50여 명의 가맹점주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가맹점주 죽이기 갑질을 막아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에 제공하던 상품 대부분을 단종해 아리따움의 경쟁력이 사라졌다며 정상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한 시간가량 집회를 한 뒤 점주들은 서울역 인근 CJ올리브영 본사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올리브영의 골목상권 침해로 인해 가맹점이 문을 닫고 있다’, ‘올리브영에 아리따움 상품 입점을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CJ올리브영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에도 아모레퍼시픽 앞에 집결해 목소리를 높인 가맹점주들은 CJ올리브영 본사로 이동해 집회를 열었다. 전국아리따움경영주통합협의회 측은 다음 달 초 추가 집회 역시 CJ올리브영 본사 앞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황이다.

 

전국아리따움경영주통합협의회 측은 CJ올리브영에 아모레퍼시픽 제품 입점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협의회 측은 CJ올리브영에 아모레퍼시픽 제품 입점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에는 상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은 채 올리브영에만 상품을 밀어주고 있다면서, CJ올리브영이 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방관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가맹점주는 “올리브영에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입점됨에 따라 아리따움 가맹점주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본인들의 실적을 위해 외면하는 것 아니냐. 아리따움이 놓인 상황은 아모레퍼시픽의 갑질과 올리브영 골목상권 침해의 합작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화장품 가맹점에서 판매하던 브랜드를 ​올리브영이 ​취급하면서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가맹점주는 “가맹점 2~3m 이내에 올리브영이 들어서,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판매한다. 가맹점과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올리브영이 점포 수를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화장품 가게들이 거의 없어졌다. 올리브영이 가맹점이 판매하던 제품 대부분을 뺏어간 것 아니냐. 가맹점들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오프라인 뷰티 채널에서는 CJ올리브영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1층 매장을 고집하던 고급 브랜드마저 올리브영에 입점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확대를 위해 올리브영 입점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트렌드와 소비 패턴 등이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단일 브랜드 로드숍을 찾는 고객이 많았으나 지금은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며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뷰티 산업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입점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담아 CJ올리브영 본사에 공문을 보냈다. CJ그룹 회장 앞으로 탄원서도 넣었다. 세 차례에 걸쳐 공문과 탄원서 등을 보냈지만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J올리브영 측은 “가맹점과 가맹본사가 원만하게 합의에 나서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에 정상적인 전용 상품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아모레 가맹점이 올리브영이냐”​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확대를 위해 올리브영에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는 반면 가맹점에는 잘 판매되던 상품마저 줄줄이 단종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아리따움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던 상품이 공급 중단됐다. 이후 그 상품을 올리브영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리브영에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도입하고 올리브영만을 위한 판촉 행사 등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올리브영에 매장 진열, VMD 설치를 위해 본사 직원까지 파견했다. 브랜드 신제품이 출시되면 올리브영에서 먼저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 전 브랜드가 자사 공식 채널에서 올리브영만을 홍보하고 있다”면서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은 사실상 올리브영 아니냐”고 지적했다.

 

상품 매대가 비어있는 아리따움 매장.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가맹본사가 가맹점 판매 상품을 계속 단종해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없다고 주장한다. 사진=독자 제공

 

한 가맹점주는 “아침에 매장에 들어서 텅 빈 매대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매장에 손님이 들어와도 제품이 없어 판매를 못하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상황을 언론 등에 계속 알리니 본사에서 비어 있는 매대를 가리라며 빈 상자를 보내주더라”며 어이없어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점주와 지속적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좁혀 가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실질적인 고충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체 가맹점주의 의견 반영을 위해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맹점주의 의견을 경청하며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아리따움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의대생 임상실습을 보건소에서?" 정원 늘어난 의과대학 실습처 확보 가능할까
· 5G 실패 뒤로 하고 6G 출사표 던진 통신업계, 이번엔 뭔가 다를까
· 오너 2세 승계 마무리 된 KPX그룹, 벌써부터 오너 3세 승계 준비하나
· TV 예능 나온 '힐링 캠핑장'도 불법…무허가 야영장 조심하세요
· [단독] "아모레 제품을 왜 올리브영에만…" 아리따움 가맹점 단체행동 재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