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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7개사 3년 '자사주 소각' 살펴보니…신한·KB 1조 원 '태웠다'

BNK·JB금융은 500억 미만, DGB금융은 '0원' 유일…"일회성보단 꾸준히 해야 효과적"

2024.07.03(Wed) 17:16:27

[비즈한국] 정부가 올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추진하면서,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인 금융주가 주목 받고 있다. 기업 밸류업이란 상장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정부가 세제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금융지주사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러 나섰는데, 지주사마다 행보는 제각각이다.

 

정부가 상장기업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월 2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는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근 대통령실에서 “기업 밸류업을 위한 핵심적인 세제 지원을 곧 발표하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금융지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대장주’ KB금융의 주가는 3일 장중 8만 8900원을 기록해 1일 종가(7만 9600원) 대비 11.7% 치솟았다. 3일 신한지주 주가는 전일 대비 3.2%. 하나금융지주 2.7%, 우리금융지주는 1.1%, JB금융지주 1.7%, 오르는 등 밸류업 지원책이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도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기업 밸류업은 한국 주식이 저평가 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국 상장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기업의 순자산 대비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PBR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의미다. 올 2월 말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수혜의 대상으로 주목 받은 금융주 주가는 이후 급등락을 반복했다.

 

금융당국은 기업 밸류업의 주요 과제를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 등 3대 분야로 나눠 추진 중이다. 이 중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에서 자사주 제도 개선,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 배당절차 개선 등의 과제가 포함됐다.

 

이 같은 정부의 기조에 맞춰 주요 금융지주사는 주가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의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저평가 주식의 주가 부양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을 통해 4대 은행을 보유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과, 지역 기반인 DGB·BNK·JB금융의 2022~2024년 자사주 취득·소각(예정 포함) 추이를 살핀 결과, 최근 3년간 자사주 소각이 없었던 곳은 DGB금융이 유일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매년 3000억 원 이상 시행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한국거래소(KRX) 공시를 기반으로 집계했으며,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은 포함하지 않았다.

 

 

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식 소각에 나섰다. 규모도 매년 커졌다. 2022년에는 KB금융(3000억 원), 신한금융(3000억 원), 하나금융(1500억 원) 세 곳만 자사주 소각을 시행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KB금융(5717억 원), 신한금융(4859억 원), 하나금융(1500억 원)과 더불어 우리금융(1000억 원)과 BNK금융(230억 원)도 동참했다. 2022년보다 자사주 소각에 나선 지주사가 늘고 금액도 커지면서 소각 규모는 1조 3306억 원에 달했다.​

 

2024년은 상반기까지만 집계했음에도 이미 공시된 자사주 소각 규모가 1조 원이 넘었다.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공시한 자사주 소각 규모가 가장 큰 곳은 4500억 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이었다. 그 뒤를 KB금융(3200억), 하나금융(3000억 원), 우리금융(1366억 원) 순으로 이었다. 올해는 JB금융도 200억 원대 주식 소각을 발표했으며, BNK금융도 130억 원대로 공시했다.

 

자사주 취득의 경우 7개 지주사 모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일부 지주사의 경우 소각 물량과 차이가 있었다. 2023년에는 7개 지주사가 모두 자사주를 매입해 규모가 1조 3739억 원에 달했다. 이 중 BNK금융은 기취득 자기 주식 소각으로 매입 공시한 규모(160억 원)보다 큰 물량(230억 원)을 소각했다. JB금융과 DGB금융은 2023년 각각 303억 원, 200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JB금융은 200억 원대를 소각했으며, DGB금융은 소각 공시를 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올해 7개 지주 중 가장 큰 규모의 소각을 공시하며 주가 부양의 의지를 보였다. 신한금융은 6월 말 기준 소각 예정(4500억 원) 자사주 중 3097억 원대 매입을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은 기취득 자사주가 없어 매입-소각 물량이 동일하다. 신한지주 측은 “유통 주식 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이 부진하다고 보고 7개 분기 연속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해왔다”며 “연간 1500억 원대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잠정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JB금융도 올해 자사주 취득 없이 소각만 200억 원대를 공시했다. KB·하나·우리·BNK는 취득한 자사주와 동일한 규모로 소각을 공시했다. DGB금융은 2024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모두 공시하지 않았다. DGB금융 측은 “현재까지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주주 이익과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이 필요하다고 짚는다. 한국증권학회장을 맡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지주사는 기본적으로 매입과 소각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매입 공시를 하면 타 종목보다 주가 부양 효과가 큰 편”이라며 “자사주 소각을 하면 주주가 확실하게 이익을 얻지만, 동시에 효과가 일시적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기업이 꾸준히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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