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4년 6월 28일 한국고용정보원에서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2024년 3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의 현황과 특징’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의하면 17개 광역시도 중 소멸위험지역은 8개로 나타났으며, 부산이 광역시 중 최초로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했다고 한다.
논문에 따르면, 부산의 인구는 329만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23.0%로 광역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게다가 20~39세 여성인구는 11.3%에 그쳐 소멸위험지수 값이 0.490을 기록했다. 전남과 경북, 강원, 전북 등 4곳은 소멸위험지수 값이 0.4 미만을 기록했다. 소멸위험지수 값이 0.329로 가장 낮은 전남은 전체인구가 179만 8000명으로 10년에 비해 5.1% 감소했다. 20~39세 여성인구는 10년 전 대비 23.4% 감소해 전체인구 중 8.7%에 그쳤지만, 고령인구 비중은 26.4%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경북의 소멸위험지수 값은 0.346으로 전남에 못지않았다. 경북의 전체인구는 254만 7000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5.0% 감소했지만, 20~39세 여성인구는 22만 1000명으로 10년 전보다 30.5% 감소했다. 경북의 고령인구 비중은 25.0%로 전남 다음으로 높았다.
전체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130곳으로 57.0%다. 20~30대 여성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의 5부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멸고위험지역도 57곳으로 전체 시군구의 4부의 1을 차지했다. 소멸고위험지역 중에는 기존의 군지역뿐만 아니라, 경북 상주시·문경시, 경남 밀양시와 같은 시 지역도 포함됐다.
시도별 소멸위험 시군구 현황은 아래와 같다. 전북은 전체 14개 시군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소멸위험지역(92.9%)인 것으로 확인됐다. 13개의 소멸위험지역 중 소멸고위험지역도 7곳으로 전북 시군의 절반이다. 전남과 경북은 동일하게 전체 22개 시군 중 90.9%(20개)가 소멸위험지역이다. 다만 소멸고위험 시군의 숫자는 전남이 11개(소멸위험진입 9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은 10개(소멸위험진입 10개)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2023년 3월) 대비 신규로 진입한 소멸위험지역은 모두 11곳으로 이 중 8곳(부산 북구·사상구·해운대구·동래구, 대구 동구, 대전 중구·동구, 울산 울주군)이 광역시 ‘구군’ 지역이었다. 그 외에 전남 목포시와 무안군, 충북 증평군 등도 새롭게 소멸위험지역으로 포함됐다.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 전체 45개 구군 중 소멸위험 구·군은 21개로 46.7%를 차지했다. 시도별로는 부산이 11곳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 3곳, 대전 2곳, 인천 1곳으로 확인됐다. 부산 영도구는 소멸위험지수 값이 0.256으로 광역시 구 지역 중 가장 낮았다. 영도구가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으로 진입한 2017년의 인구와 비교하면, 20~39세 여성인구는 11.4%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인구는 73.5% 증가해 전체적으로는 인구가 19.1% 증가했다.
광역시 소멸위험 지역들은 재개발이 지연된 원도심(예컨대, 부산 영도구·동구, 대구 서구, 대전 중구 등)과 노후산업지역(부산 사상구·사하구, 대구 서구 등)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해운대구와 같은 신도심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반송 1·2동은 각각 소멸위험지수 값이 0.192와 0.194로 20~30대 여성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멸고위험지역이다. 반여 2·3동 역시 소멸위험지수 값이 각각 0.218과 0.269로 소멸고위험지역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60~70년대 부산시가 시내 수재민과 철거민들을 정책적으로 이주시키면서 생긴 곳들로 최근 낙후된 주거 인프라와 생활환경으로 인해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방소멸’은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그는 일본의 인구 변화 추계를 바탕으로 약 30년 후 인구가 절반 이상 감소하는 시·정·촌이 5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의 소멸위험지수는 엄밀한 통계적 전망을 통해 도출한 결과는 아니지만, 급속한 고령화와 청년인구 유출로 인해 쇠락하는 지방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논문은 주장했다.
지방소멸, 소멸위험지역에 대한 고민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부산이 소멸될 가능성이 가장 높고, 특히 해운대구가 그렇다는 결론은 수긍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부산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고, 특히 해운대구가 그렇다는 것에 착안해 결론을 쉽게 내린 듯하다.
같은 논리라면 서울도 소멸위험지역이 돼야 한다. 이번 논문에는 서울이 철저히 배제돼 있다. 통계 자료만 가지고 단순하게 해외와 비교 분석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는 반여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린시티와 센텀시티가 있는 우동이라는 지역만 알았어도, 엘시티가 있는 중동이라는 지역만 알았어도, 좌동신시가지가 있는 좌동이라는 지역만 제대로 알았어도 이런 결론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해운대구 내 모든 지역에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다. 서울의 25개가 모두 다른 것처럼’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았을까.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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