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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코인 '카이아' 통합 가시밭길 "상장이 다가 아닌데…"

7월 이후로 출범 미루면서 '가상자산법' 영향권으로…"클레이튼 중심 통합·일방적 진행" 지적

2024.06.28(Fri) 17:12:02

[비즈한국]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카카오 클레이튼과 네이버 계열 핀시아의 통합 블록체인 카이아 출시가 연기됐다. 통합 재단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통합 재단 등록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알렸다. 메인넷 출시가 3분기 이후로 미뤄진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재단의 국내 거래소 상장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애초에 카이아가 가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냉담한 시선도 존재한다. 통합 과정에서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의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네이버-카카오의 신규 통합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가 하반기로 공식 출범 시기를 연기했다. 사진=클레이튼, 핀시아 재단


#아시아 최대 ‘카이아’ 메인넷 출시, 결국 하반기로 

 

최근 클레이튼과 핀시아 재단은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신규 카이아 재단의 등록 절차가 지연돼 메인넷 출시가 오는 3분기로 연기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카이아 재단이 설립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제금융자유구역 아부다비글로벌마켓(ADGM)에서 요구하는 분산원장기술(DLT) 재단 등록 규정에 따라 재단을 신규 등록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실제 출시해 운영하는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말한다. 앞서 양 재단은 7월 말까지 새 통합 블록체인 메인넷 구축과 통합 가상자산 발행, 조직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상반기 출시가 불발되면서 시장에서는 카이아가 상장까지 더 까다로운 절차를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19일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영향이다. 이 법은 ​투자자보호와 내부통제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며 규제 무법 지대라 비판받았던 국내 가상자산 산업을 처음으로 제도권에 정식 편입한 법이다. 이번 법안으로 인해 ​사실상 ​가장 크게 달라질 곳은 가상자산 거래소로 꼽힌다. 빠른 속도로 입법이 추진되면서 가상자산사업자 중 영향력이 큰 거래소 특성에 맞춰 규제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법 시행을 앞두고 상장 기준 등에 대한 판단이 엄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에 발맞춰 거래소들도 상장 기준 점검 및 시장 모니터링에 주력하며 상장 기준, 시세 변동 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와 두 재단 간 거래 지원 유지 혹은 재심사 등 상장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카이아의 상장 여부에 대한 주목도 역시 높다. 클레이튼의 가상자산 클레이는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핀시아는 빗썸·코인원에 상장돼 있다. 일정 지연과는 별개로 재단은 상장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문턱 넘는다 해도, 네이버 ‘존재감’·증권성 문제 어쩌나 

 

전문가들은 카이아가 우려보다는 비교적 무난히 상장 절차를 마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카이아가 다른 코인에 비해 상장 기준에 못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이미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거래소에 상장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합종연횡 카드로 꺼내든 카이아의 미래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사실 통합 결정, 출범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들은 카이아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문제라기보다는 양 사가 블록체인이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에 흥미를 잃어버린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위)와 네이버 본사. 사진=비즈한국DB


블록체인 사업 초기에는 국내 IT 양대 기업들 간의 경쟁 구도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부진이 길어지자 양 사는 합종연횡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격 하락에 더해 카카오 관계사 임원들의 ‘먹튀’ 논란까지 불거지며 클레이는 지난해 코인의 73%를 소각했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만든 핀시아는 확장성 등에서 한계가 뚜렷했다는 평가다. 

 

홍 교수는 “가상자산법 영향권에 드는 전제는 블록체인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이용자가 많지도, 영향력이 크지도 않다. 당국이 적극 규제할 이유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새로운 하나의 생태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메인넷(이더리움·코스모스)과 언어(솔리디티·러스트)가 실질적으로 통합된 결과물이 나올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명백하게 다른 기술, 언어, 생태계를 가진 두 메인넷을 결합한다는 것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기술적으로는 진행되지 않고 클레이튼이 카이아로 재탄생하고 핀시아는 조용히 폐기하는 식의 흐름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업계 전문가는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상 기업과 그 파트너사들이 합병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분권화가 미비하다고 판단할 만하다. 재단의 소수 관계자들과 이해 당사자들의 영향력이 주도적으로 작용해 합병이 이뤄졌다면 증권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이아 체인과 라인넥스트는 3분기 메인넷 출시와 관련 일정을 수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카이아 팀은 주요 거래소들과 관련 소통을 해 왔으며, 메인넷 출시 일정과 무관하게 거래 지원에 대한 제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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