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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상반기 정비사업 실적 보니 "공사비 오르자 알짜 사업에 집중"

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 쌍두마차 견인…21곳 중 19곳 수의계약 '눈길'

2024.06.28(Fri) 16:09:03

[비즈한국]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9%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공사비 문제를 의식한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면서 비교적 큰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9%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재개발사업 현장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은 총 9조 7228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5603억 원(19%)가량 증가했다. 수주 사업장 수(공동도급 중복 계산)는 같은 기간 25곳에서 21곳으로 4곳 줄었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 규모는 평균 463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65억 원 늘었다. 다만 서울 중화우성타운 재건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에코플랜트가 29일 예정된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실적은 추가될 여지가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실적을 견인했다. 두 회사가 올해 수주한 정비사업 규모는 6조 8585억 원으로 10대 건설사 전체 수주액 71%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4조 6122억 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4조 5988억 원을 기록한 포스코이앤씨를 가까스로 누르고 5년 연속 정비사업 1위 자리를 지켰는데, 올해도 두 회사가 정비사업 수주 왕좌를 두고 경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린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다. 누적 수주금액은 3조 55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2381억(53%) 늘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삼성물산과 수주전 끝에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1조 3274억 원)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4월 서울 노량진1구역 재개발(1조 927억 원), 지난 22일 서울 문래대원아파트 리모델링(1277억 원) 등 6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누적 수주고 3만 3060억 원(5곳)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포스코이앤씨 뒤를 쫓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조 7256억 원(109%) 증가한 실적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서울 여의도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 원)에서 포스코이앤씨를 꺾고 시공권을 따낸 데 이어 지난 5월 대전 도마‧변동16구역(7057억 원), 지난 1일 서울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 원) 등 5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나머지 건설사들은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시장에서 1조 원 미만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건설사별 수주 실적은 각각 △롯데건설 9378억원(3곳) △SK에코플랜트 7965억 원(4곳) △삼성물산 7432억 원(2곳) △GS건설 3868억 원(1곳) 순이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호반건설은 수주 실적이 없었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4곳이 1조 원 이상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상반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은 대부분 수의계약 형태다. 상반기 10대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한 정비사업장 21곳 중 19곳(90%)은 수주 경쟁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단독 응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 절차를 밟았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주택법에 따라 정비사업 시공자는 경쟁 입찰로 선정해야 하지만, 입찰이 유찰을 거듭하면 수의계약에 부칠 수 있다. 올해 경쟁 입찰이 성사된 정비사업장은 서울 여의도한양과 부산 촉진2-1구역뿐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회사 내부 프로젝트 진행 일정이나 발주처 사정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 있다. 올해 상반기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비사업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제한된 공사비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익성이 나는 사업만 선별해서 수주하겠다는 기조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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